진도 출신인 시인과 화가가 펴낸 시 그림집
  전체메뉴
진도 출신인 시인과 화가가 펴낸 시 그림집
황청원 시인 시 짓고 김양수 화가 그림 그려
‘달마가 웃더라 나를 보고’…75편 시와 달마화
2025년 03월 04일(화) 12:25
진도 출신인 시인과 화가가 의기투합해 시 그림집을 펴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황청원 시인과 김양수 화가.

두 작가가 최근 시 그림집 ‘달마가 웃더라 나를 보고’(책만드는 집)를 발간했다.

동국대를 졸업한 황 시인은 197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우리나라 새벽안개’ 시집을 냈다. 오랫동안 방송진행자로 활동했다.

6년 전 고향 진도 여귀산으로 돌아온 김 화가는 동국대와 중국 중앙미술대를 졸업했다. 대학에서 제자들을 가르쳤으며 선시화집 ‘산 아래 집을 짓고 새벽별을 기다린다’를 펴낸 바 있다.

시인과 화가가 글을 짓고 그림을 그린 이번 시 그림집은 읽는 맛, 보는 맛을 선사한다.

김 화가는 책을 발간하게 된 계기에 대해 “황청원 시인과는 동향이고 대학도 동문이다. 둘 다 불교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우리가 금생의 인연이 보통이 아닌데 점 하나 찍자’는 마음으로 이번 책을 내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달마대사가 9년간 면벽 정진을 한 뒤 깨달음을 얻고 세상으로 나와 중생과 함께 생활했다”며 “달마대사의 가르침인 ‘보살심’, ‘자비심’으로 미력하지만 아름다운 세상을 구현하는 데 일조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시인은 달마가 2천년이 지난 오늘 온다면 어떤 말을 할지 상상하며 시를 썼다. 후배 김 화가는 그런 모습을 그림으로 묘사했다.

‘먼 길’
‘그냥 꽃잎을 쓸다’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깊은 가르침을 준다. 소리 내 읽다 보면 잔잔한 울림을 느낄 수 있다.

“너는 지금 무얼 하고 있느냐/ 마음 번뇌를 쓸어내고 있습니다/ 번뇌는 내버려두고 꽃잎을 쓸거라/ 다시 꽃잎 떨어질 빈자리 생길 수 있게”

마음의 번뇌를 다잡는 것도 좋지만 눈앞의 현실을 직시하고 수행하라는 뜻이다. 삶의 모든 순간이 수행이며 처소를 정리하는 것도 마음공부라는 의미다.

‘그냥 꽃잎을 쓸다’
시 ‘먼 길’도 위안을 준다. 먼 길을 떠나 함께할 벗이 있는 이는 행복한 사람이다. “나를 보러 먼 길 왔는가/ 쉼 없이 왔는가/ 고단함 많았는가/ 우리 함께 잠드세/ 우리 함께 꿈꾸세/ 이 밤은”

책에는 75편의 시와 75폭의 달마화가 담겨 있다. 특유의 명상이 담긴 짧은 시에 새롭게 해석해 그려낸 달마도는 오랜 여운을 준다. 시와 그림이 주는 콜라보다.

마지막으로 김 작가는 6년 전 낙향한 이유에 대해 “소치 선생이 추사 선생이 돌아가시고 내려왔는데, 저도 소치 후예로서 진도에 내려와 예술에 정진하고 싶었다”며 “여귀산 자락 작은 토굴에서 생활하며 마음 밝히는 공부도 하고 소치의 뒤를 이어 새로운 정신문화를 구현해내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