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된 풍경과 그 너머 상상의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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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된 풍경과 그 너머 상상의 풍경들
서영기 작가 3월 20까지 예술공간 집서 전시
‘발췌된 풍경, 덧입혀지는 이야기’ 주제로
2025년 02월 28일(금) 20:50
‘숨바꼭질’
서사의 창작 기법 가운데 ‘낯설게 하기’가 있다. 있는 그대로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사물과 풍경을 비틀어 바라보는 방식이다. 익숙한 것들을 다르게 바라볼 때 인간의 감성은 신선한 감흥을 느끼게 된다.

예술의 본질은 다르게 바라보는 데 있다. 하늘 아래 전혀 새로운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존의 것을 다르게 바라보고 다르게 제시하는 것이 창작의 일반적인 기능이다.

서영기 화가의 풍경은 익숙하지 않다. 작가만의 시선으로 해석한 풍경은 바라보는 이에게 한 번 더 사유의 시간을 요한다.

예술공간 집에서 열리는 서영기 작가의 기획 초대전. ‘발췌된 풍경, 덧입혀지는 이야기’를 주제로 오는 3월 20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이색적인 풍경을 만나는 자리다.

7회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최근 작품 30여 점과 드로잉 작품을 선보인다.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2024년 광주시립미술관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독일 뮌헨의 레지던시에도 참여하는 등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창에 그린 마음’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의도적인 편집을 한 풍경을 매개로 ‘말 걸기’를 시도한다. 인적이 드문, 사람이 흔적을 배제한 작품은 역설적으로 바라보는 이를 풍경 한 켠으로 초대한다.

‘숨바꼭질’은 난해한 작품이다. 작가가 어떤 대상을 찾으려 하는 것인지, 관람객에게 무엇을 찾으라고 채근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풍경을 헤집고 안으로 들어가면 작가가 의도한 어떤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도 같다. 어디에서든 한 번은 본 듯한 기시감이 들지만, 그 기시감마저도 낯설게 느끼게 한다.

‘창에 그린 마음’은 투명한 창에 비친 어둑한 하늘의 풍경을 묘사한 작품이다. 해질녘의 모습 같기도 해가 떠오르기 직전의 풍광 같기도 한데, 작가의 심미안으로 표현한 풍경은 밝은 적막감이 깃들어 있다.

윤규홍 평론가는 “화가 서영기는 이번 개인전에서 일종의 숨바꼭질을 벌인다. 화가에게는 익숙한 지점을 아무도 모르게끔 그리는 것도 기술이다”고 평한다.

문희영 대표는 “이번 전시에서는 서영기 작가만의 시각언어가 명징하게 드러난 작품을 만날 수 있다”며 “관람객들은 발췌된 풍경에서 발췌되지 않은 풍경과 그 너머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부대행사인 아트토크 ‘덧입히는 이야기들’이 3월 12일 오후 7시에 진행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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