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노트 - 이상선 서부 취재본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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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노트 - 이상선 서부 취재본부 부국장
신안정원수협동조합 ‘100평의 기적’
2025년 01월 22일(수) 19:30
햇빛연금과 바람연금, 군민펀드 3종 연금으로 주목을 받았던 신안군이 이번엔 수목분야 사업에서 또 다른 기적을 일구었다.

신안군은 ‘세계 최대의 섬 국가정원’ 조성 차원으로 1섬 1정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많은 묘목을 사와야 했다. 전국에서 묘목을 구매하다 보니 운송비도 부담이었고, 긴 이송시간과 섬이라는 특수환경에 어렵게 구한 묘목마저 식재 후 발육이 지연되고 고사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안을 찾아야 했다.

군이 착안한 것이 정원수협동조합을 통한 묘목의 자체 수급이었다. 같은 환경 조건에서 신속하게 옮겨 심으면 성장도 빠르고 고사율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묘목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 있어야 하는데, 지역의 열악한 생산 환경이 문제였다. 그래서 나온 안이 정원수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이었다. 이때도 박우량 군수 특유의 추진력이 발휘됐다. 박 군수는 지난 2023년 5월 전국 최초로 ‘신안군정원수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주민들이 이 조합에 가입하면 군에서 1명당 100평규모의 비닐하우스 시설비를 50%를 지원해주고, 조합원들은 기술지원으로 묘목을 양성하면 군에서 100% 매입해주기 때문에 단기간 안전하게 약 2500만원 상당의 순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특히 시간과 인력, 병충해가 없어 조합원들이 다른 작물들을 재배하면서도 충분히 관리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원수협동조합이 설립된 2023년에만 15억원의 조합원 소득과 83억원의 군 예산을 절감했다. 또 지난해는 묘목 138만 본 생산으로 총 506억원의 군 예산 절감과 총 80억원의 조합 소득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면서 다른 지역으로부터 관심사가 됐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는 조합 운영 사례가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일자리 및 고용환경 분야 최우수상과 지방자치 콘텐츠 대상 문화 관광 분야 대상을 받았다.

정원수협동조합이 주목받는 이유는 군 예산 절감 효과에만 있지 않다. 조합원 연령대를 낮추고 1인당 경작 가능 면적도 100평 기준으로 한정한 것도 여러 뜻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조합 출범 당시는 주민들이 조합가입에 망설이고 있었지만, 일부 조합원이 단기간에 소득을 올리자 조합원 가입 신청자들이 너무 많이 늘어나 지금은 50세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젊은 층에 기회를 더 주자는 의미였다. 조합원 1인당 100평 기준으로 한정한 것 역시 여러 주민이 나누어서 소득을 올리게 한다는 뜻에서다.

정부의 예산 축소 기조에서 지자체의 예산 절감과 조합원의 단기간 2500여만원 소득 창출이라는 기적을 창출해 낼 것이라고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어려울 것이다”라는 부정보다 “할 수 있다”라는 긍정의 힘으로 무장한 군수의 추진력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고소득 창출과 500억대의 군 예산을 절감한 ‘100평의 기적’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ssle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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