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아이들에게 ‘동네 삼촌’ 같은 의사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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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아이들에게 ‘동네 삼촌’ 같은 의사 되고 싶다”
65년만에 소아과 상시 진료 전문의…곡성 보건의료원 최용준 과장
“작은 지역서 건강한 진료 하고 싶어 경기도서 이직”
곡성군 고향사랑기부제 결실…오늘부터 평일 진료
2025년 05월 01일(목) 19:37
<곡성군 제공>
“아이들은 동네가 함께 키운다는 말이 있듯이, 나도 마을에서 아이들과 가까이 하는 ‘동네 삼촌’ 같은 의사가 되고 싶어요. 또 시간을 갖고 꼼꼼하게 문진과 진찰을 하고 충분히 설명 해주는 ‘건강한 진료’를 해나갈 계획입니다.”

65년 만에 곡성에 거주하며 매일 진료하는 소아과 전문의가 등장했다. 지난 3월 곡성군의 공모를 통해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곡성 보건의료원 진료과장으로 이직한 최용준<사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주인공이다.

지난 30일 곡성에 이삿짐을 푼 그는 1일 직원들과 인사차 보건의료원을 방문한 뒤, 2일부터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한다. 첫 진료를 앞두고 최용준 진료과장이 광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곡성에서의 의사 생활에 대한 기대와 각오를 밝혔다.

실제로 그간 곡성은 상시 문을 여는 소아과가 없어 아이가 아플 땐 1~2시간 걸리는 광주·순천 등 인근 도시로 나가야 했다. 지난해 8월부터 주 2회 출장 진료가 도입되긴 했지만, 지역 내 상주하는 전문의는 없었다. 곡성군이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해 시행한 사업 ‘곡성에 소아과를 선물해주세요’의 시즌2인 ‘매일 만나는 소아과’에 따라 마침내 매일 진료가 가능하게 됐다. 이로써 지역의 어린이들은 지난 1960년 소아과 전문의 제도가 시행된 이후 첫 상주 전문의의 진료를 받게 돼 원정 진료를 받으러 가는 불편을 덜게 됐다. 현재 곡성군내 소아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18세 이하 대상은 2400여명에 달한다.

당초 진료 전부터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인터뷰조차도 부담스러워했던 그의 신중한 성격이 답변 곳곳에 담겨있었다.

경기지역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다 곡성행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대구가 고향인 그는 “연고도 없고, 나이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고심 끝에 결심했다”면서 “곡성으로 올 수 있었던 것은 군수와 실무 공무원들의 지원 덕분”이라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최 전문의를 영입하기 위해 군수의 삼고초려도 있었다고 한다.

이어 그는 “국내 출산율 저하와 지역 소멸 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 내가 지금까지 배워 온 것으로 작은 기여를 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작은 지역에서 건강한 진료를 하고 싶다”며 곡성행 배경을 밝혔다.

그가 말한 ‘건강한 진료’는 세밀하게 물어보는 진료, 신체를 유심히 살피는 진찰, 환자와 보호자가 알기 쉽도록 하는 자세한 설명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아이들은 어른보다 진료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에선 출생아 수가 급감했음에도 소아과 오픈런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공급 부족 때문이 아니라 해소되지 않는 보호자들의 불안 때문이며, 그 불안을 줄이는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충분한 설명”이라는 것이다.

그는 봄철 어린이들의 건강관리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아침·저녁으로 옷차림에 신경 써 체온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바람 많이 부는 날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추위와 건조함은 급성 호흡기 질환의 주요한 환경 요인이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끝으로 곡성의 첫 인상에 대해서는 “곡성이 마음에 딱 든다”면서 자세한 것은 ‘노코멘트’했다.

한편 곡성군 보건의료원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료하며, 수요일엔 오전 진료만 한다.

/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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