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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법외 노조 처분 위법’ 판결
2020년 09월 11일(금) 00:00
[송오식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현대사에서 가장 암울한 시대, 법치주의가 훼손되고 국가의 기본적 의무인 국민의 생명권과 기본권 보호가 방기되고, 국가 권력이 자의적으로 행사되던 때가 있었다. 그때 우리 사회에 가장 큰 파문을 던진 사건 중의 하나가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 노조’ 처분과 법원의 법외 노조 인정 판결이었다.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3년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원 노조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받아 졸지에 ‘법외 노조’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대법원이 지난 3일 법외 노조 통보가 위법하다고 판단함으로서 그에 배치된 판단을 하였던 원심을 파기하였다.

대법원은 이 사건을 무려 4년여 동안 계류하였다가 이번에 결론을 내렸고, 이 판결로 인하여 일단 전교조가 법외 노조로부터 벗어나서 합법적인 노조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문제의 발단은 이명박 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 고용노동부 장관이 전교조에 대해 해직 교원의 조합원 자격을 허용하는 규약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해직 교원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시정을 요구하였으나 이행되지 않았다. 이에 2013년 9월 한 차례 더 시정 요구를 한 뒤 이행되지 않자 그해 10월 전교조를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는 법외 노조 통보를 하게 된다.

이에 전교조는 이러한 법외 노조 통보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행정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1심과 2심 모두 법외 노조 통보의 적법함을 인정하여 청구를 기각하였다. 결국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이르게 되었고 결국 공개 변론을 거쳐 치열한 공방 끝에 전교조의 손을 들어 주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판결을 ‘해고된 근로자가 노조에 가입하고 있어도 법외 노조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내용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은 노동조합법 제2조 4호 라목에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라는 규정에 대한 실체적 판단을 하지 않았다. 법외 노조 통보 규정은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에 근거하고 있는데, 대법관 다수 의견(12명 중 8명)은 이 시행령 조항이 법률상 근거 또는 법률의 위임 없이 법외 노조 통보 제도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헌법상 ‘법률 유보 원칙’에 반하여 무효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행령에 근거한 법외 노조 통보는 위법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법률에 모든 내용을 다 담을 수 없기 때문에 법률은 하위 법규에 위임을 하게 되는데, 법률에 근거하지도 않고 위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행령에서만 ‘법외 노조 통보’ 규정을 둔 것이 ‘법률 유보 원칙’에 반한다는 것이다.

실제 전교조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하에서 역사교과서 등의 이슈로 인해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법리적으로는 너무 당연한데도 불구하고 정치적 고려 때문에 판결이 이제야 나왔지 않은가 싶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당시 상고 법원의 설치를 염두에 둔 대법원이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판결을 지연시켰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재형 대법관은 별개 의견으로 이 사건이 법 해석에 있어서 어려운 사건(hard case)이라는 전제 하에 조합원으로 활동하다가 해고된 근로자의 조합원 자격을 부정하고 이를 이유로 해당 노동조합을 ‘법외 노조’로 보는 것이 잘못이라는 견해를 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마자 전북도 교육청은 전교조 법외 노조 통보로 해직된 전북 지역 전교조 교사 3명에 대해 8일자로 직권 면직 처분을 취소하고 임용 발령했다. 만시지탄이지만 사필귀정의 결과이며 적폐 청산의 진전이라고 본다.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노동조합법 규정의 형식 논리적인 법 해석을 통하여 근로자의 단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헌법이 인정하는 권리로서 근로자의 단결권에 대해 좀 더 유연하고 전향적인 입법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