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오월의 기억…만장에 ‘광주의 빛’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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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오월의 기억…만장에 ‘광주의 빛’을 담다
광주민예총, 2~30일 국립5·18민주묘지서 제6회 예술만장전
전국 작가 40명 참여…시민 참여프로그램 ‘빛의 혁명…’ 진행
2025년 04월 30일(수) 19:35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이 오는 2일부터 국립5·18민주묘지 입구에서 ‘제6회 예술만장전-빛의 혁명’을 진행한다. 지난해 만장전이 펼쳐진 모습.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제공>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한강 작가의 물음에서 답을 얻은 2025년 5월, 만장(輓章)에 광주의 빛이 담긴다.

해마다 5월이면 광주에는 망자를 애도하며 지은 글을 깃발처럼 만든 만장이 걸린다. 광주정신과 대동세상의 염원을 담아 그날의 숭고한 뜻을 기리자는 의미다.

특히 12·3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지나온 올해 5월의 의미는 그 어느때보다도 특별하다. “1980년의 광주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계엄을 막을 수 있었을까?” 우리들의 머리 속에 스치는 생각이다.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민예총)은 오는 2일부터 30일까지 국립5·18민주묘지 입구에서 제6회 예술만장전을 진행한다.

이번 만장전은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5월 광주를 민주주의의 정신을 기리는 축제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기획됐다.

올해 주제는 ‘빛의 혁명’. 총감독을 맡은 정진영 작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요구하던 거리에서 등장한 응원봉의 물결과, 차가운 겨울 거리를 지킨 일명 ‘키세스 시위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전했다.

단순히 죽은 자를 추모하는 것을 넘어, 5·18 정신을 이어받은 새로운 세대가 민주주의를 지켜가겠다는 약속을 상징한다.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는, 시대를 넘어 울리는 목소리를 작품에 투영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 만장전에는 전국 각지 작가 총 40인이 참여한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민중미술 작가들이 중심이 됐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비상계엄 등의 영향으로 다양한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것. 광주의 신진 조각가 권윤지, 광양의 화가 오윤종, 서울에서 활동 중인 김성자 작가 등 민예총 소속이 아닌 예술가들도 5·18에 대한 감사와 연대의 마음을 담아 동참한다.

올해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경험해 오월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빛의 혁명, 색으로 되새기다’도 마련된다. 오는 3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열리며, 참가자들은 전문 강사의 안내에 따라 자신만의 만장을 그리고 색칠하는 시간을 갖는다. 예술을 매개로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를 되새기고, 5·18의 의미를 가슴 속에 새기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5·18 기념행사 기간, 그동안 5회에 걸쳐 만장전에 사용됐던 작품 100여 점이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 전시될 예정이다.

정진영 총감독은 “예술만장전이 올해로 6회째를 맞는다. 해마다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분들을 잊지 않기 위해 만장을 열었지만, 올해는 ‘과거가 현재를 구했음’이 증명돼 그 의미가 더 각별하다”며 “전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심혈을 기울인 만큼 많은 시민들이 5·18민주묘지와 만장전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예술만장전’은 2020년 시작돼 2030년까지 이어지는 광주 오월 콘텐츠 제작 사업의 일환으로 ‘Made in 광주, May 브랜드’라는 슬로건 아래 자유, 민주, 생명의 가치를 예술로 풀어내는 전시다. 광주 오월정신을 국내외 방문객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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