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여수시청 정일우 육상 포환던지기 9연패 금자탑
한국 신기록 보유자…슬럼프 딛고 남자 일반부 18.41m 금
“10연패 달성후 아름다운 은퇴…후진 양성에 힘 쓰고 싶어”
“10연패 달성후 아름다운 은퇴…후진 양성에 힘 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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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환 괴물’이 쏘아 올린 커다란 쇠공”
스포츠 간판스타의 ‘아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 같다. 남자 포환던지기 한국 신기록 보유자 정일우(37·여수시청)가 제104회 전국체전 포환던지기 남성 일반부에서 비거리 18.41m를 기록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정일우는 ‘전국체전 9연패’라는 기염을 토하며 또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냈다.
정일우는 한국체대를 졸업한 뒤 경기도, 여수시청 등에 소속해 포환던지기 대표로 활약해 왔다. 이번 기록은 그가 경기도에서 여수시청으로 이적해 새 둥지를 튼 지 3년 만에 일궈낸 결실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여수로 소속을 바꾼 첫해에는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어요. 아무리 힘써도 포환이 17m 정도에서 고꾸라지는 등 절망도 겪었죠. ‘한국 최초로 포환 19m를 던지는 선수’라는 금자탑도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정일우는 코로나와 부상으로 한동안 포환 비거리의 하락세를 겪었다. 여수시청으로 이적했던 해에는 계속 17m대를 기록하다가 후반기에 18.5m, 22년 다시 19m대를 회복했다. 당시 19m대 기록을 회복하지 못하면 ‘은퇴’까지 고민하던 시점이었으나 다행히 컨디션을 회복했다. 부단한 노력 끝에 질곡에서 극적으로 벗어난 것.
슬럼프를 극복해 낸 비법을 묻자 정일우는 ‘배수의 진’이 먹힌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여수 김재성 감독님, 목포 김영래 감독님, 전남 심귀철 전무이사님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어요. 본인들도 은퇴가 머지않은 시점에서 모두 함께 마지막 한 수를 둔 셈이죠. 그게 마치 꽃놀이패처럼 좋은 수가 될 줄은 몰랐네요.” 어려웠던 시절 고난을 함께했던 감독 등을 사사하는 그의 겸연쩍은 모습에서, 배움의 은덕을 잊지 않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포환던지기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어우러지는 복합적인 종목이다. 2.135m 서클 안에서 발레리나, 피겨스케이터처럼 수회 회전한 뒤 중력을 거슬러 묵직한 쇠공을 멀리 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정일우는 필드에서 181cm에 112kg에 달하는 몸무게, 거대한 팔뚝으로 남성다운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포환던지기의 복합적인 면처럼 섬세하고 감성적인 여성적 측면도 보여줘 이채로웠다.
“10연패를 달성하면 아마도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일단 경기장 한편에서 관중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싶네요. 이후 가족들과 조붓하게 은퇴식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한편 정일우는 이번 전국체전 메달 획득과 9연패라는 성취에 만족하지 않고, 뜻이 맞거나 재능이 있는 후배들에게 훈련 방법 등을 활발히 공유하면서 후진 양성에도 힘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향후 전국체전에서 10연패를 달성하고 ‘아름다운 퇴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의 노하우를 전수 받은 후진들이 청출어람해 정일우보다 커다란 공을 쏘아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스포츠 간판스타의 ‘아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 같다. 남자 포환던지기 한국 신기록 보유자 정일우(37·여수시청)가 제104회 전국체전 포환던지기 남성 일반부에서 비거리 18.41m를 기록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정일우는 ‘전국체전 9연패’라는 기염을 토하며 또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냈다.
“여수로 소속을 바꾼 첫해에는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어요. 아무리 힘써도 포환이 17m 정도에서 고꾸라지는 등 절망도 겪었죠. ‘한국 최초로 포환 19m를 던지는 선수’라는 금자탑도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정일우는 코로나와 부상으로 한동안 포환 비거리의 하락세를 겪었다. 여수시청으로 이적했던 해에는 계속 17m대를 기록하다가 후반기에 18.5m, 22년 다시 19m대를 회복했다. 당시 19m대 기록을 회복하지 못하면 ‘은퇴’까지 고민하던 시점이었으나 다행히 컨디션을 회복했다. 부단한 노력 끝에 질곡에서 극적으로 벗어난 것.
“여수 김재성 감독님, 목포 김영래 감독님, 전남 심귀철 전무이사님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어요. 본인들도 은퇴가 머지않은 시점에서 모두 함께 마지막 한 수를 둔 셈이죠. 그게 마치 꽃놀이패처럼 좋은 수가 될 줄은 몰랐네요.” 어려웠던 시절 고난을 함께했던 감독 등을 사사하는 그의 겸연쩍은 모습에서, 배움의 은덕을 잊지 않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포환던지기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어우러지는 복합적인 종목이다. 2.135m 서클 안에서 발레리나, 피겨스케이터처럼 수회 회전한 뒤 중력을 거슬러 묵직한 쇠공을 멀리 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정일우는 필드에서 181cm에 112kg에 달하는 몸무게, 거대한 팔뚝으로 남성다운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포환던지기의 복합적인 면처럼 섬세하고 감성적인 여성적 측면도 보여줘 이채로웠다.
“10연패를 달성하면 아마도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일단 경기장 한편에서 관중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싶네요. 이후 가족들과 조붓하게 은퇴식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한편 정일우는 이번 전국체전 메달 획득과 9연패라는 성취에 만족하지 않고, 뜻이 맞거나 재능이 있는 후배들에게 훈련 방법 등을 활발히 공유하면서 후진 양성에도 힘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향후 전국체전에서 10연패를 달성하고 ‘아름다운 퇴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의 노하우를 전수 받은 후진들이 청출어람해 정일우보다 커다란 공을 쏘아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