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디자인창의도시 서울
[서울의 브랜드 가치 디자인으로 키우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베를린·몬트리올…
상하이 이어 8번째 ‘디자인 창의도시’로
부에노스 아이레스·베를린·몬트리올…
상하이 이어 8번째 ‘디자인 창의도시’로
![]()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살림터 1층에 자리한 시민라운지 ‘ 서울 디자인 숲’은 방문객들이 잠시 쉬어가는 휴식 공간이자 음악회와 이벤트가 열리는 무대이다.
<사진 제공=ⓒ서울디자인재단> |
4년 만에 다시 찾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서울 중구 을지로 281)는 어딘가 모르게 낯설게 느껴졌다. 개관 이듬해인 2015년 봄, 지역의 건축가들과 함께 둘러볼 때는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코로나19 탓인지 예전의 열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로 북적거렸던 건물 내부는 임시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곳곳에 내걸렸고, 그나마 문을 연 ‘디자인 스토어’도 썰렁하기만 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DDP 행사 가운데 60여 개가 취소됐다고 한다.
하지만 시선을 끄는 새로운 공간도 등장해 흥미로웠다. DDP 살림터 1층에 들어선 시민라운지 ‘서울 디자인 숲’(이하 ‘D-숲’)이 그중의 하나다. ‘디자인 스토어’ 옆에 자리하고 있는 ‘D-숲’은 DDP 개관 5주년을 맞아 지난 10월 ‘누구나 디자이너가 되는 곳’이라는 컨셉으로 서울 시민들이 디자인을 체험하고 디자인 라이프 스타일을 누릴 수 있도록 꾸민 ‘만남의 광장’(2280㎡ 규모)이다. 나무를 형상화 한 화이트 톤의 조형물과 잔디를 연상케하는 바닥재가 어우러져 마치 도심 속 공원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든다.
특히 설계를 맡은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1950~2016)의 세련된 노출 콘크리트 기법이 인상적인 이 곳은 DDP에서 실내 건축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DDP는 지난 10월 개관 기념으로 D-숲의 장소성을 살리기 위해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 건축과 음악, 디자인을 키워드로 ‘우먼 인 D-숲 클래식’을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공연에 참석한 시민들은 아름다운 건축물과 디자인, 그리고 음악이 빚어낸 공감각적인 매력에 빠져 잠시나마 코로나 블루를 떨쳐냈다.
무엇보다 DDP의 진가가 알려지게 된 건 ‘2019 서울 라이트(Light)’다. 지난해 12월 중순, DDP를 지나던 시민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DDP의 굴곡진 은빛 외관을 화려하게 수놓은 미디어아트의 향연에 ‘홀려’ 발걸음을 멈춘채 때아닌 빛의 축제를 즐겼다. 220m에 달하는 초대형 캔버스에는 약 16분 동안 서울과 DDP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담은 사진과 이미지들이 숨가쁘게 펼쳐졌다. DDP 일대가 거대한 야외 미디어 놀이터로 변신한 순간이었다.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서울 라이트’는 첫선을 보이자 마자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삭막한 도심을 화려한 미디어 파사드로 물들인 축제는 15일간의 기간동안 100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성황을 거뒀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축물 외벽에 영상을 투사하는 기법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주는 영상예술로 DDP와 환상적인 시너지 효과를 연출했다. ‘서울 해몽(SEOUL HAEMONG)’을 주제로 펼쳐진 이날 무대는 시민들이 직접 찍은 사진을 수집한 뒤 인공지능(AI) 기술로 해석하고 재조합해 서울, 동대문의 역사와 미래를 빛과 영상으로 표현했다.
DDP가 개관 6년 만에 디자인의 허브가 된 데에는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라는 타이틀이 큰 몫을 했다. 지난 2010년 서울시는 디자인 분야에선 국내 최초이자 부에노스아이레스, 베를린, 몬트리올, 나고야, 고베, 선전, 상하이에 이어 세계 8번째로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거뒀다. 서울시는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 네트워크(UCCN)에 가입한 이후 공공시설과 사업, 국내외 홍보물 등에 유네스코 명칭과 로고를 적극 활용했다. 당시 서울시는 디자인 창의도시 지정으로 33위인 서울의 도시 브랜드 가치가 5년 이내에 20위권대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디자인산업 시장의 경우 10년 안에 6조원대에서 10조원대로 확대하고 이를 발판으로 5년간 2만 5000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세계 디자인 수도’다. 지난 2009년 ‘디자인 서울’을 모토로 건축물의 디자인제한 조례 제정, 거리미관 개선 등 도시환경을 향상시키는 디자인 정책을 통해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주력한 서울시는 이같은 성과를 내세워 해외 도시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2010년 세계디자인 수도(World Design Capital)로 공식 지정됐다. 디자인을 통한 도시발전 전략을 국제적으로 인정 받은 서울시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도시들과 지식을 공유하고 연대해 세계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하고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도전장을 냈다.
이후 서울시의 행보는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지난 2010년 7월 국내 유일의 디자인 창의도시로 선정된 이듬해 11월 29개 창의도시의 시장이 참석해 다양한 문화산업 사례를 나눈 국제컨퍼런스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도시별 창조전략을 정기적으로 공유하는 서울선언문을 채택했다. 또한 2013년과 2016년에는 도시재생 디자인, 업사이클 디자인을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고 2017년 프랑스 엥게레뱅에서 열린 디자인 창의도시 협력전시 참가, 2019년 디자인계 글로벌 인사들을 ‘휴먼시티 디자인 어워드’ 위원으로 위촉하는 등 서울시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현재 유네스코 디자인창의도시 사업은 지난 2010년 11월 부터 서울시에서 위탁받은 서울디자인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DDP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서울디자인재단은 유네스코 디자인창의도시 포럼, 마케팅사업. 휴먼시티 디자인 워크샵을 통한 교육사업, 관광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서울라이트 쇼 등 다양한 디자인 사업을 진행중이다. 특히 ‘휴먼시티 디자인 워크숍’은 국내 25개 대학에서 모집한 31개 팀이 참여하는 산학 협업프로젝트다. 학생들은 지도교수와 함께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인 디자인을 설계한 후 각자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우수 아이디어를 낸 학생은 예비 디자이너로 진출할 기회를 얻게 된다.
서울디자인재단 홍보기획팀 유희선씨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사업의 목표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시민들 스스로가 디자인 창의도시의 주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이라면서 “시민들의 디자인 의식이 높아질 수록 이에 부응하는 디자인 정책과 사업들이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유네스코 창의도시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kwangju.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 지난해 12월에 열린 '서울라이트쇼' |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서울 라이트’는 첫선을 보이자 마자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삭막한 도심을 화려한 미디어 파사드로 물들인 축제는 15일간의 기간동안 100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성황을 거뒀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축물 외벽에 영상을 투사하는 기법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주는 영상예술로 DDP와 환상적인 시너지 효과를 연출했다. ‘서울 해몽(SEOUL HAEMONG)’을 주제로 펼쳐진 이날 무대는 시민들이 직접 찍은 사진을 수집한 뒤 인공지능(AI) 기술로 해석하고 재조합해 서울, 동대문의 역사와 미래를 빛과 영상으로 표현했다.
DDP가 개관 6년 만에 디자인의 허브가 된 데에는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라는 타이틀이 큰 몫을 했다. 지난 2010년 서울시는 디자인 분야에선 국내 최초이자 부에노스아이레스, 베를린, 몬트리올, 나고야, 고베, 선전, 상하이에 이어 세계 8번째로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거뒀다. 서울시는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 네트워크(UCCN)에 가입한 이후 공공시설과 사업, 국내외 홍보물 등에 유네스코 명칭과 로고를 적극 활용했다. 당시 서울시는 디자인 창의도시 지정으로 33위인 서울의 도시 브랜드 가치가 5년 이내에 20위권대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디자인산업 시장의 경우 10년 안에 6조원대에서 10조원대로 확대하고 이를 발판으로 5년간 2만 5000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 디자이너들의 참신한 감각이 돋보이는 '디자인스토어' 전경 |
이후 서울시의 행보는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지난 2010년 7월 국내 유일의 디자인 창의도시로 선정된 이듬해 11월 29개 창의도시의 시장이 참석해 다양한 문화산업 사례를 나눈 국제컨퍼런스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도시별 창조전략을 정기적으로 공유하는 서울선언문을 채택했다. 또한 2013년과 2016년에는 도시재생 디자인, 업사이클 디자인을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고 2017년 프랑스 엥게레뱅에서 열린 디자인 창의도시 협력전시 참가, 2019년 디자인계 글로벌 인사들을 ‘휴먼시티 디자인 어워드’ 위원으로 위촉하는 등 서울시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현재 유네스코 디자인창의도시 사업은 지난 2010년 11월 부터 서울시에서 위탁받은 서울디자인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DDP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서울디자인재단은 유네스코 디자인창의도시 포럼, 마케팅사업. 휴먼시티 디자인 워크샵을 통한 교육사업, 관광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서울라이트 쇼 등 다양한 디자인 사업을 진행중이다. 특히 ‘휴먼시티 디자인 워크숍’은 국내 25개 대학에서 모집한 31개 팀이 참여하는 산학 협업프로젝트다. 학생들은 지도교수와 함께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인 디자인을 설계한 후 각자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우수 아이디어를 낸 학생은 예비 디자이너로 진출할 기회를 얻게 된다.
서울디자인재단 홍보기획팀 유희선씨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사업의 목표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시민들 스스로가 디자인 창의도시의 주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이라면서 “시민들의 디자인 의식이 높아질 수록 이에 부응하는 디자인 정책과 사업들이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유네스코 창의도시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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