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M은 노·사·광주시·정부 모두 상생해야하는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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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M은 노·사·광주시·정부 모두 상생해야하는 일자리”
광주형 일자리 ‘GGM’ 갈등의 원인과 해법은
조금 낮은 임금 받는 대신
고용 안정과 복지로 대타협
국내 첫 지역 상생형 일자리
노·사 신뢰 복원이 급선무
최대 주주 광주시 역할 중요
정부도 제도적 뒷받침 나서야
2025년 06월 30일(월) 20:05
지난 30일 광주글로벌모터스 차체 조립 라인이 오후 4시 30분을 넘기자 멈춰섰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낙후한 광주 발전의 염원을 담아 출범한 전국 최초 상생형 일자리 모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노사 갈등과 구조적 한계에 직면하면서, 신뢰 회복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대표 성과 중 하나인 GGM의 성공적 안착을 목표로,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와 광주시, 고객사이자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의 책임 있는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내 첫 상생형 일자리, ‘갈등의 일자리’로 전락=지난 30일 GGM에 따르면 2019년 출범 후 2021년 9월 경차 캐스퍼 양산을 시작하며 주목받았던 GGM은 ‘노동계와 자본이 상생하는 국내 첫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로, 문재인 정부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대기업 완성차 공장의 높은 임금보다는 다소 낮은 임금을 받는 대신 고용 안정과 복지로 대타협을 이끌어 낸 게 핵심이다.

그러나 최근 GGM은 심각한 노사 갈등과 생산 차질에 시달리고 있다. 핵심 쟁점은 노동조합의 출범과 교대 근무 도입 여부다.

사측은 출범 당시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지키지 않은 노조를 비판하며 ‘노사 상생 정신 훼손’을 주장하는 반면 노조 측은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단순한 노사 협상을 넘어 광주형 일자리 자체의 존립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고객사인 현대자동차도 GGM의 불안정한 운영 상황 등을 겪으면서, 불신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GGM 경영진이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경우 이미 축소된 현 위탁 생산 규모마저도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는 이유다.

◇협정서 담긴 35만대 생산 목표 달성 급선무=결국 이 같은 갈등과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노사 간 관계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노사는 GGM 출범 당시 노사상생발전협정서에 담긴 35만대 생산을 최우선 목표로 2교대 근무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5만대 달성 이후 노조의 임단협 활동 등이 공식적으로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누적 생산대수는 2024년 12월 기준 16만 382대이며, 현 무교대 근무시스템의 생산 속도라면 2028년 상반기께 35만대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GGM 노조 관계자는 “광주시, 현대차, GGM, 정부가 목표 대수인 35만대를 달성한 뒤 명확한 계획을 묻고 싶다”며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광주시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한 다음 단계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 정부·광주시 ‘강 건너 불구경’ 언제까지=지역사회에서는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무관심한 광주시와 중앙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GGM의 최대 주주인 광주시가 적극 나서 지역 제조업 생태계 복원과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GGM의 설립 당시 목표가 실현될 수 있도록 중재자 이상의 역할과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시 주도로 노사 간 협상의 물꼬를 트고, 현대차와 정부를 상대로 정상화를 위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핵심 조율자로 나서야 한다는 게 지역 산업계의 의견이다.

특히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최대 성과물 중 하나인 노사민정 화합의 광주형 일자리를 계승하고 전국 확산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에 나서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GGM의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광주형 일자리’라는 모델 자체의 신뢰도는 추락하고, 제2의 상생형 일자리의 탄생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GGM 노조의 요구는 타 노조와 비교해도 무리한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극한 대립보다는 상호 양보와 상생의 정신으로 협약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노사 관계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 관계자는 “GGM은 설립 근간에 따라 노조상생협정서를 철저히 지키면서 운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GGM이 ‘강경’, ‘대치’의 노사가 아니라 진짜 상생의 노사 문화를 만들어가는 회사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2019년 9월 출범한 GGM은 광주시(483억원), 현대자동차(437억원), 광주은행(260억원) 등 36개 투자자와 기관이 참여해 총 2300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으며, 현대자동차로부터 2021년부터 캐스퍼, 2024년부터 캐스퍼 EV를 위탁 생산하고 있다. GGM 사측과 노동자 등 노사민정은 출범 당시 ‘노사상생발전협정서’에 따라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한 35만대 생산 이전까지 임금·근로여건을 노사상생협의회에서 논의하기로 한 바 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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