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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정부, 소통의 리더십으로
2018년 06월 13일(수) 00:00
[한국환 광주교대 외래교수]
오늘은 지방 정부를 이끌어갈 자치단체장들과 지방 의원들을 선출하는 중요한 날이다. 이번에 선출하는 인원은 전국 17곳의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824명, 기초의원 2927명. 교육의원(제주) 5명 등 4016명에 이른다. 지역민들은 민선 7기 지방 정부를 책임질 일꾼으로서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며 선출한다. 오늘 선거로 뽑힐 당선인들을 생각하며 리더십을 논의해 본다.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평가받는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와 과학, 외교 국방, 음악, 인쇄술 등 수많은 업적으로 가장 존경받는 위인이다. 그러나 세종은 스스로 무자격자임을 내세워 항상 겸손해 했다. 두 형을 놔두고 갑자기 셋째인 자신이 세자로 책봉된 것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부친의 자신에 대한 인정과 기대에 따른 책임감이다. 뿐만 아니라 세자 책봉 두 달 만에 왕위에 올라 스스로 자신을 전혀 준비되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겸손함도 늘 잃지 않았다. 또한 백성을 잘 섬기지 못하면 하늘의 노함이 있을 것이라는 경외심으로 나라를 다스렸다.

사실 세종의 정치적 환경은 안정적이었다. 정적들이 많았던 부친 태종이 그 세력들을 평정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21세부터 32년간 많은 치적으로 태평성대를 이뤄 성군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개인사는 불행했다. 즉위 4년만에 부모님과 사별로 정치적 고아가 되었고, 아들 문종은 불행사가 겹쳐 며느리를 연달아 맞이하는가 하면 손자들이 죽어가는 등 어려운 형편이었다. 뿐만 아니라 40대에 앞이 잘 안 보였고 걷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 수행이 힘들었을 것 같지만 조선 시대의 최대 부흥기로 평가받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겸손과 백성 중심, 그리고 ‘참여적 리더십’으로 국정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자신은 늘 겸손했으며, 백성들이 부당하게 벌을 받지 않도록 챙겼다. 또한 32년 동안 가뭄이나 태풍도 많았는데, 그 피해로 백성이 굶어죽었다는 말을 들으면 수라상의 메뉴도 줄이는 등 철저히 국민과 함께 했고 한 때는 금식하며 기도를 했다고 한다. 또한 여진족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하여 압록강과 두만강에 군대를 주둔시키고자 하나 대신들이 반대하자, 전국에 방을 붙여 의견을 물어서 4군과 6진을 설치하여 국경선을 잘 지켰다. 이처럼 세종은 항상 독단적으로 국정을 처리하지 않고 묻고 토론하며 의견을 들어서 집행하는 ‘참여적 리더십’으로 다스렸다. 이는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매우 중시한 지도자임을 알 수 있다.

오늘 선출될 자치단체장들과 의원들은 하늘을 두려워줄 알고 국민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소통을 중시했던 세종의 리더십과 겸손을 모델로 삼아야 하리라. 선거 승리의 기쁨보다 자신을 선출한 지역 주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일해야 하리라. ‘지방 정부 개혁‘을 외치며, ‘지방 정부의 적폐’를 지적했던 것처럼 혁신의 첫 걸음부터 손수 본을 보여줘야 한다. 그럴듯한 말이나 구호보다 오히려 작은 행함이 여러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법이다. 선거 때의 논공행상으로 낙하산 인사, 셀프 세비 올리기, 비난 받는 외유성 해외 연수, 의장직 나눠먹기, 각종 불법과 편법 행위 등 꼴불견을 볼 때마다 지방선거의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비폭력으로 최고 통치자도 물러나게 했던 ‘촛불의 민심’을 목도했듯이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언행과 입법, 정책을 바르게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초연결 시대다. 여러 네트워크로 각종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그래서 민심을 제대로 듣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

시대를 아는 자가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래서 동서고금에 걸쳐 리더십은 리더의 수준과 자질을 평가하는 잣대였으며 일 처리가 잘 된 배경에는 늘 소통의 리더십이 있었다.

화려한 공약보다 살아온 삶의 과정을 살펴 땀 흘려 봉사할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세기의 회담’이며 한반도 평화의 이슈인 ‘북미 정상 회담’ ‘러시아 월드컵’ 등이 선거와 겹치면서 그 열기가 가라앉았지만, ‘정치를 외면하면 가장 저급한 인간들에게 지배당하게 된다’는 플라톤의 경고를 생각하며 오늘 꼭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