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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열매 셋째’
2013년 04월 03일(수) 00:00
몇 주 전 아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여보, 아버님 돌아가시기 전에 셋째 한번 낳아볼까?” 딸 둘을 기르면서 육아에 힘들어 하면서도 던진 이 말에 필자는 며칠을 고민했다. 재작년 가을에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마지막 눈감으시기 전에 나눈 나와 어머니 대화는 “동훈아, 열심히 살아라”, “엄마, 나 셋째 낳을께”, “그래” 그 말씀을 마지막으로 어머니는 눈을 감으셨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행복문화사업단에서는 저출산극복 출산장려 운동을 위해 셋째를 낳고 싶어하는 직장여성이 가사를 써서 만든 ‘사랑의 열매 셋째’, 남편의 가사동참을 호소하는 주부가 가사를 써서 만든 ‘알콩달콩 쪽쪽’, 할머니가 손자를 돌보면서 손자에 대한 사랑을 담은 ‘끝없는 사랑’, 다문화여성이 아이를 낳고 행복해 하는 이야기를 담은 ‘사랑해요 우리 가족’ 등의 노래를 만들어 출산장려 음반을 2000개 만들어서 시민들에게 보급하고, 공연을 했다. 그런데 최근 ‘사랑의 열매 셋째’ 가사를 쓴 주인공이 진짜로 셋째를 가지게 되었다. 아이 아빠가 하는 말이 “아마 노래 때문에 셋째를 가지게 된 것 같아”. 임신 6개월째인데 다행히 산모와 아이가 건강하다는 소식도 들었다.

캄보디아에서 시집을 온 다문화 여성이 손자를 아직 외할머니께 보여주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계기가 되어 시민들의 모금을 위한 행복문화사업단의 공연이 7번 있었고, 드디어 지난주에 캄보디아에 갔다. 수도 프놈펜에서 그랏째로 가는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4시간의 덜컹거리는 무더운 봉고차에서 둘째 아이는 멀미를 해 심하게 토하면서도 결국 외할머니와 상봉했다. 그런데 아이가 외할머니를 낯설어 해 피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녁에 할머니가 아이를 안고 강아지 소리를 캄보디아 말로 내면서 흔들어 주니 아이는 자지러지는 웃음소리를 “꺄르르, 꺄르르”하면서 즐거워하는 것이다. 손자를 안고 있는 할머니는 너무나 행복해 했고, 할머니 품에 안긴 아이도 행복한 천사 같았다.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 결국은 빈손으로 떠난다는 사실은 너무나 명쾌한 진리다. 결국 남기고 가는 것은 자식이다. 사업으로 보자면 둘이 결혼해서 둘을 남기고 가면 본전을 한 것이고, 셋째부터가 인생의 이윤이 남는 장사다. 그런데 요즘 아이를 하나, 둘 낳고 기르기도 힘든 세상이다. 그리고 조금 더 생각해 보면 교육에 너무나 많은 투자를 한다. 남보다 위에 올라서서 경쟁에 이기고자 하는 인생의 목표가 이런 많은 투자를 하게 하는 것이다.

필자도 솔직히 아직 셋째는 부담스럽다. 그러나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더 열심히 일하고 청소, 설거지, 쓰레기 비우기도 열심히 하고, 아끼고 절약하면서 집안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로 가정을 일구어 나간다면 나도 언젠가는 ‘셋째의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금 있는 아이들에게 잘해서 아내가 아이를 키우는 것을 즐거워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오늘 밤에는 놀이공원에 있는 말타기처럼 아이를 등에 태워 입에다 동전 넣는 시늉을 하게 하고, 동요를 부르며 흔들며 말태우기를 해주어야겠다.

/류동훈 행복문화사업단 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