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탁과 탕평 - 채희종 디지털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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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탁과 탕평 - 채희종 디지털 본부장
2026년 01월 06일(화) 00:20
대통령은 물론 자치단체장만 바뀌어도 언론은 인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과거 정권이나 역사에 비춰보면 탕평 인사는 국가를 안정시키고 권력에 대한 견제 장치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언제나 긍정적이고 효율적이었다. 같은 당과 고향, 대학·고교 동문, 교회 등 친한 사람들만 ‘끼리끼리’ 해먹는 인사의 부작용은 12·3 내란사태처럼 국가를 결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사의 기준은 철저히 능력과 자질이어야 한다. 중국 한나라 고조에게는 ‘소하’라는 탁월한 재상과 그에 버금갈 인재인 ‘조참’이 있었다. 둘은 경쟁자일 뿐만 아니라 원수와 같은 정적 관계였다. 조참은 소하가 싫어 낙향해서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소하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리자 조참은 가족과 지인들에게 상경 채비를 하라고 이른다. 주변에서 의아해하자 조참은 “소하가 죽기 전에 틀림 없이 후임으로 나를 추천했을 것이오”라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한 고조는 조참을 불러 재상으로 임명한다. 인사는 이해 관계가 아닌 철저히 국정 운영 능력이 기준이어야 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서인세력을 기반으로 반정에 성공한 인조도 반대 당파인 남인의 이원익을 영의정으로 임명해 정권 초기 안정을 꾀했다. 중국 역사의 성군으로 꼽히는 당 태종도 자신을 죽이고 형을 황제로 세우려 한 ‘위징’을 도리어 중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3선의 야당 중진의원일 뿐만 아니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했고,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등 현 정권과 국정철학이 다른 정적이나 다름없다. 결국 이 대통령 인사는 후보자가 미국 UCLA 경제학 박사와 한국개발연구원 출신의 경제통이라는 능력을 감안한 실용적인 탕평인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지명된 이후 이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자신의 실력을 입증함으로써 국회와 국민의 검증을 통과해야 할 것이다. 설혹 이 후보자가 검증 절차를 통과하지 못해 낙마하더라도 이 대통령의 탕평 인사는 계속돼야 한다.

/채희종 디지털 본부장 cha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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