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체력 - 박진표 경제부장
환율은 인류 경제와 함께 발전해온 핵심 개념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금화와 은화의 무게와 순도에 따라 지역 간 화폐를 교환했다. 중세 유럽에서는 환전상과 환전소가 등장했고 각국 통화 간 교환 비율을 계산하고 기록했다.
근대적 환율 시스템은 19세기 금본위제 도입과 함께 자리를 잡았다. 이후 1944년 브레튼우즈 회의에서 미국 달러 중심의 국제 통화 체제가 출범하면서 세계 통화는 고정환율로 묶였다. 미국은 달러와 금의 교환을 보장했고 1온스의 금을 35달러로 고정하는 ‘금태환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1960~70년대 미국은 베트남 전쟁과 대규모 복지 지출 등이 겹치면서 재정적자가 누적됐고 달러를 과잉 발행했다. 불안감을 느낀 유럽 국가들은 달러를 금으로 교환하기 시작했고 미국의 금 보유량도 급감했다. 결국 1971년 미국 닉슨 대통령은 “미국은 더 이상 달러를 금으로 바꾸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닉슨 쇼크’다.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인 발언 때문에 국제 통화 질서는 크게 흔들렸다. 그 여파로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됐고 세계 경제는 변동환율제로 재편됐다.
환율은 시장 심리, 경제 지표, 지정학 변수 등에 따라 하루에도 몇 차례씩 출렁이는 변동성을 보인다. 최근 원·달러 환율 역시 미국발 관세협상 여파 등으로 1400원선을 오르내리는 등 강달러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달러 강세는 일부 수출 대기업에게는 유리할 수 있지만 원자재와 에너지 수입 비중이 큰 광주·전남 산업구조에선 큰 부담이다. 실제 지역 내 일부 중소기업은 환율 급등에 따라 환차손과 제조단가 상승, 수익성 악화 등을 호소한다.
환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국가 신뢰, 산업 기초체력, 외부 변수에 대한 내성이 담긴 복합지표라는 점에서 기업 경영진은 반드시 환율의 장단기 흐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방정부와 지역 금융권은 미국발 관세협상 등 특정 경제이벤트가 있을 때엔 환율이 보내는 단기경고음까지도 면밀히 분석하고 지역 경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 변동성이 일상인 시대, ‘환율 체력’은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생존 조건 중 하나다.
/박진표 경제부장 lucky@kwangju.co.kr
근대적 환율 시스템은 19세기 금본위제 도입과 함께 자리를 잡았다. 이후 1944년 브레튼우즈 회의에서 미국 달러 중심의 국제 통화 체제가 출범하면서 세계 통화는 고정환율로 묶였다. 미국은 달러와 금의 교환을 보장했고 1온스의 금을 35달러로 고정하는 ‘금태환제’를 실시했다.
환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국가 신뢰, 산업 기초체력, 외부 변수에 대한 내성이 담긴 복합지표라는 점에서 기업 경영진은 반드시 환율의 장단기 흐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방정부와 지역 금융권은 미국발 관세협상 등 특정 경제이벤트가 있을 때엔 환율이 보내는 단기경고음까지도 면밀히 분석하고 지역 경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 변동성이 일상인 시대, ‘환율 체력’은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생존 조건 중 하나다.
/박진표 경제부장 luc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