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행정혁명, 김경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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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행정혁명, 김경진 지음
2025년 07월 11일(금) 00:00
제도는 항상 현실보다 느리다. 불편과 민원이 누적돼야 겨우 한발짝 나아간다. ‘차라리 AI가 정부를 대신하면 좋지 않을까’ 터무니없는 상상처럼 여겨졌던 질문이 현실의 문턱을 넘고 있다.

김경진 변호사가 최근 펴낸 ‘AI행정혁명’은 그런 변화의 한복판에서 한국 정부가 나아갈 길을 구체적으로 설계한 실무형 가이드북이다. 저자는 전 세계 16개국의 AI 행정 도입 사례를 바탕으로, AI 기술이 어떻게 정책 결정과 행정 서비스를 바꾸고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했다. 단순한 기술 소개서가 아니라, ‘관료제 이후의 행정’이라는 보다 본질적인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책은 AI가 단순히 효율을 높이는 도구가 아니라, 정부와 시민의 관계, 공공성의 개념, 국가의 운영 철학까지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차분히 짚는다. 예를 들어 미국의 AI 이니셔티브, EU의 인간 중심형 AI 법제, 싱가포르의 스마트 네이션 전략 등은 그 나라마다의 가치와 사회 구조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다.

저자는 AI 행정이 단지 행정 자동화에 머물지 않고, 국민 개개인을 중심에 두는 방식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70대 독거노인에게는 응급 예측 기반의 돌봄 서비스, 워킹맘에게는 육아와 업무를 연결하는 맞춤형 정책 알림, 대학생에게는 진로와 취업을 아우르는 진단 툴. 이러한 ‘맞춤형 행정’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데이터 주권, 알고리즘의 투명성, 윤리적 기준 같은 복잡한 과제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도 덧붙인다.

궁극적으로 ‘AI행정혁명’은 한국이 어떻게 ‘AI 정부’로 전환할 것인가를 묻는다. 저자는 이를 ‘50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세계 최대의 AI 행정 실험’이라 표현한다. 기술적 상상력과 행정적 실행력이 맞물려야 가능한 일이다. <인문공간·3만원>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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