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스펙터클, 민주주의, 김정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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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거리에 흐르는 민중가요가 대부분 비슷한 맥락이듯, 한국의 민주주의는 반복이다. 누군가 쓰러지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저항하고, 마침내 승리라는 이름의 변화를 이루는 과정.
반복되는 이 서사는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승리의 기억 속에서 희생된 이들을 충분히 마주해왔을까. 사회학자 김정환은 ‘몸, 스펙터클, 민주주의’에서 우리 민주주의가 반복하는 장면의 이면, 특히 죽음과 결집의 이미지를 들춰낸다.
신진 연구자인 저자는 소위 ‘86세대’의 역사적 도취를 경계하며, 한국 민주주의의 극적인 장면 속 희생된 이들의 이미지에 주목한다. 박종철과 이한열, 그리고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까지. 한 사람의 죽음이 다음 사람을 불러내고, 그 이미지는 다시 군중을 광장으로 이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 민주주의가 예외적인 축제로 남았을 뿐, 점진적인 일상의 민주주의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지적한다.
책은 총 다섯 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은 민주주의를 제도나 관념이 아닌 살아 있는 ‘민의 몸’을 통해 이해하려는 시도다. 이어지는 2~4장은 죽음의 이미지가 어떻게 새로운 집합의 장면으로 이어지는지를 촘촘히 추적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반복되는 이 서사를 멈추고, 평등하고 일상적인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책은 민주주의를 다시 쓰려는 시도다. 드라마틱한 승리의 장면이 아니라 살아 있는 누군가의 일상을 지키는 민주주의,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광장의 가능성을 묻는다.
<창비·2만6000원>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거리에 흐르는 민중가요가 대부분 비슷한 맥락이듯, 한국의 민주주의는 반복이다. 누군가 쓰러지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저항하고, 마침내 승리라는 이름의 변화를 이루는 과정.
반복되는 이 서사는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승리의 기억 속에서 희생된 이들을 충분히 마주해왔을까. 사회학자 김정환은 ‘몸, 스펙터클, 민주주의’에서 우리 민주주의가 반복하는 장면의 이면, 특히 죽음과 결집의 이미지를 들춰낸다.
1장은 민주주의를 제도나 관념이 아닌 살아 있는 ‘민의 몸’을 통해 이해하려는 시도다. 이어지는 2~4장은 죽음의 이미지가 어떻게 새로운 집합의 장면으로 이어지는지를 촘촘히 추적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반복되는 이 서사를 멈추고, 평등하고 일상적인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책은 민주주의를 다시 쓰려는 시도다. 드라마틱한 승리의 장면이 아니라 살아 있는 누군가의 일상을 지키는 민주주의,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광장의 가능성을 묻는다.
<창비·2만6000원>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