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아이의 고백 - 이보람 예향부 차장
“어머니께선 여전히 나를 아이처럼 걱정하신다.” 이순신 장군은 전쟁 중에도 어머니가 보내주는 음식과 편지에 감동하며 그 마음이 위로가 됐다는 기록을 남겼다. 그는 어머니의 편지를 받을 때마다 눈시울을 붉혔다.
장군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쌀밥과 국을 챙겨 보내며 “입맛은 있느냐, 국은 먹고 다니느냐”를 묻곤 했다. 그 마음에 장군은 이렇게 답장을 적었다. “그 정성만으로도 눈물이 납니다…” 나라를 지키던 위대한 영웅도 어머니 앞에서는 여전히 걱정 많고 죄송한 아들이었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지난 연휴 부모님 댁에 다녀왔다. 부모님은 딸을 보자마자 여전히 어릴 적처럼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어느덧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었지만 당신들 앞에서는 여전히 어린 ‘딸’로 보이나 보다.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려고 했지만 “외손녀 고기 좀 사주자”며 먼저 계산하신 아빠. 식사 후 가까운 정원을 산책하며 “이런 시간 함께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엄마를 보며 새삼 깨달은 사실이 있다. 부모님은 내 효도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 그저 함께 있는 시간 자체를 선물처럼 여기신다는 것을 우리는 왜 모르는 걸까.
효도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사소한 순간에도 진심은 담겨 있다. 늦은 저녁, 오늘 하루는 잘 지내셨는지 안부 인사 건네는 전화 한통, 한 번씩 찾아뵙고 함께 걷는 짧은 산책길, 식탁 위에 차려진 따뜻한 국 한 그릇 만으로도 부모님은 충분히 기쁘고 감사하다고 여기신다.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는 법정기념일이다. 공휴일은 아니지만 이날 하루 마음은 멈춰서야 하는 날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던 감사의 표현을 이날 만큼은 의식적으로라도 해야 한다.
부모님은 기다리시지 않는다. 우리가 표현하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지만 그리움은 매일 쌓아두고 계신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작은 인사라도, 짧은 안부라도 건네야 한다. 지난 연휴 찾아뵙지 못했다면 지금 당장 휴대전화를 꺼내보라.
/이보람 예향부 차장 boram@kwangju.co.kr
장군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쌀밥과 국을 챙겨 보내며 “입맛은 있느냐, 국은 먹고 다니느냐”를 묻곤 했다. 그 마음에 장군은 이렇게 답장을 적었다. “그 정성만으로도 눈물이 납니다…” 나라를 지키던 위대한 영웅도 어머니 앞에서는 여전히 걱정 많고 죄송한 아들이었다.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는 법정기념일이다. 공휴일은 아니지만 이날 하루 마음은 멈춰서야 하는 날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던 감사의 표현을 이날 만큼은 의식적으로라도 해야 한다.
부모님은 기다리시지 않는다. 우리가 표현하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지만 그리움은 매일 쌓아두고 계신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작은 인사라도, 짧은 안부라도 건네야 한다. 지난 연휴 찾아뵙지 못했다면 지금 당장 휴대전화를 꺼내보라.
/이보람 예향부 차장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