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광주정신 알려야죠”…5·18묘지 참배 발길 줄이어
  전체메뉴
“아들에게 광주정신 알려야죠”…5·18묘지 참배 발길 줄이어
폭우 속에도 가족 단위 방문 북적
한강 인기에 전국적·세계적 관심
프랑스 등 외국인 참배도 잇따라
2025년 05월 01일(목) 19:30
5월 첫 날부터 국립5·18민주묘지에 ‘5·18 정신’을 체감하고 싶어 찾아온 참배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겪고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책 ‘소년이 온다’를 쓴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하는 등 5·18에 대한 전국,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5·18민주묘지 참배객도 늘어나고 있다.

1일 광주시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에는 폭우에도 오전에만 150여명이 방문하는 등 자녀와 함께 방문한 가족 단위 참배객부터 타 지역, 해외에서 거주하는 참배객들까지 발길이 이어졌다.

이일권(61·북구 용봉동)씨는 “5·18 당시 고2 학생으로서 5·18을 생생하게 봤고 살아남은 부채의식으로 5월이 되면 돌아가신 영령들을 마주하고 싶은 생각으로 방문한다”며 “지난해 12·3계엄과 5월의 기억이 연결돼 있어 올해 더 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순애(여·52)씨는 자녀 홍순준(12)군과 서울에서 나주 친척집을 방문하면서 5·18묘지를 찾았다. 김씨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올해 5월에는 대표작 ‘소년이 온다’ 배경이 되는 광주에 와서 5·18묘지를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학교 친구들과 함께 5·18민주묘지를 찾아 단체 참배를 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이현준(13·보성중 1년)군은 묘지 해설사의 설명을 듣다 혼자 묘지를 천천히 둘러봤다.

이 군은 “민주주의를 지켜 준 이 분들 덕분에 우리가 행복하게 살고 있다니 감사하고 미안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해외 참배객도 적지 않았다. 보름동안 한국 여행 중이라는 프랑스인 로맹(Romain)·브루노(Bruno)씨는 가이드북에서 5·18 역사를 접하고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왔다.

브루노씨는 “한국 민주화의 상징인 광주를 와 보니 그 때의 역사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며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다니, 묘지를 둘러보며 슬픈 마음을 억누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국립5·18민주묘지 관계자는 “현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5월에 참배를 하고 싶다는 이들이 폭증해 인터넷 예약을 받지 않고 전화 신청만 받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