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일의 ‘밥 먹고 합시다’] 골목 카페가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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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하락은 상당히 심각하다. 난데없는 계엄 선포와 그 수습에 온 국민의 진이 빠져 경기가 더 나빠진 탓도 크다. 하지만 이미 이 정부 들어서 경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고 대책도 사실상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저 파국으로 가는 열차에 대책없이 타고 있었다고나 할까. 단군 이래 최악의 경기라는 말은 늘 쓰고 있지만 아닌 게 아니라 근자에는 정말 엄살 부리지 않고 사실이다. 여러 지표도 그렇다.
최근 한 조사는 카페 업종과 주류 판매 업종의 매출 하락이 눈에 띄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카페 업종을 보자. 지난 해 4분기 한국신용데이터의 보고서에는 3분기 대비 4분기 카페 매출이 9.5퍼센트 감소했다고 나와 있다. 카페는 작년에 1만2242개가 폐업했다. 물론 그만큼 새로 생겼다. 과당 경쟁이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가 크게 늘면서 골목상권에도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저가 커피점의 경쟁력도 크게 저하되어 있다. 어지간히 팔아도 남지 않는 장사다. 전국적으로 1만개 가까이나 된다. 개인 카페도 이들과 가격경쟁을 해야 한다. “다 같이 죽자는 거냐”는 말도 나온다. 게다가 최근 몇 년 간 커피 원두 값이 크게 올랐다. 지난 1년간은 생두가 대략 50퍼센트 이상 올랐다. 최악의 상황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시장의 조절 기능이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시장은 과당 공급이 일어나면 폐업과 출점 수 감소가 일어나는 등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지금 모두 맨땅에 헤딩 식으로 자영업, 특히 비용이 적게 들고 개업이 쉬운 카페, 간이술집과 식당에 몰려들고 있다. 이미 벌여놓고 있는 시장도 넘쳐나는데 신규 창업자가 몰린다. 청년도 카페, 퇴직자도 카페다. 원래 몇 년 간 한국의 카페 등 소형 음료, 식당의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 와중에 정치적 ‘변란’이 터졌다. 주머니를 꽁꽁 닫았다. 안 그래도 없는 돈이 돌지 않게 됐다. 원래 한국이 카페와 식당의 ‘무덤’이 된 것은 고용 구조가 기형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일자리는 거의 없다. 농축수산업, 생산직 등에는 자리가 많지만 제반 조건이 나빠 지원자가 적다. 교통도 나쁘고 월급도 낮다. 이런 일자리는 사람이 대거 몰려 사는 대도시와 수도권에서 멀다.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면 자리를 채울 수도 없다. 누가 호박 따고, 누가 거름 주고, 누가 소 똥 치우고, 누가 닭장 소독하겠는가.
대우 좋은 기업의 고용 능력이 떨어지니 결국 카페나 식당을 차리려는 사람들이 늘 수밖에 없다. 크게 보면 카페의 연관업종에도 사람들이 많이 일한다. 인테리어, 마케팅, 재료공급 등이다. 이들이 다 먹고살자면 경기가 돌아야 하고, 돈이 들어와야 한다. 내수 자체가 안 굴러가니 여기저기서 경색이 일어나고 결국 터져서 문을 닫는다. 카페, 식당 하나가 문을 닫으면 그걸로 끝이 아니다. 한 인생에 엄청난 타격이 온다. 재기도 쉽지 않다. 빚을 걸머지고 언제 다시 돈 모아 새 길을 찾아볼 것인가. 그러니 안 망해야 하고, 그럭저럭 먹고살 수 있어야 한다.
시장경제가 그런 거라고? 아니다. 골목에 카페와 식당 말고는 먹고살 방법이 없어진, 이런 기형적 상황의 한국 경제상황이 만들어낸 것이다. 또 누굴 탓하냐고? 아니다. 적자가, 나아가 폐업이 그들 업주의 전적인 잘못인가. 할 수 있는 일의 선택지가 없는 경제와 고용 구조가 문제 아닌가. 그걸 만들어내고 운영해온 사람들은 기성세대와 정부 아닌가. 덜 망하고, 덜 좌절할 수 있는 경제를 얼마든지 굴릴 수 있지 않을까.
미래 상황은 안 그래도 더 나쁘다고들 한다. 인구 구조의 왜곡을 거론한다. 한 마디로 ‘밥 사먹고 커피 사 마실 사람이 줄어드는’ 게 더 문제라고들 한다. 맞다. 그래도 위기를 넘겨가며 내수를 진작시켜가면서 전체 자영업 시장을 구조개혁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걸 해낼 정부와 두뇌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당장을 버텨낼 수 있는 기회를 달라. 그게 자영업자들의 외침이다.
<음식 칼럼니스트>
저가 커피점의 경쟁력도 크게 저하되어 있다. 어지간히 팔아도 남지 않는 장사다. 전국적으로 1만개 가까이나 된다. 개인 카페도 이들과 가격경쟁을 해야 한다. “다 같이 죽자는 거냐”는 말도 나온다. 게다가 최근 몇 년 간 커피 원두 값이 크게 올랐다. 지난 1년간은 생두가 대략 50퍼센트 이상 올랐다. 최악의 상황이다.
이 와중에 정치적 ‘변란’이 터졌다. 주머니를 꽁꽁 닫았다. 안 그래도 없는 돈이 돌지 않게 됐다. 원래 한국이 카페와 식당의 ‘무덤’이 된 것은 고용 구조가 기형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일자리는 거의 없다. 농축수산업, 생산직 등에는 자리가 많지만 제반 조건이 나빠 지원자가 적다. 교통도 나쁘고 월급도 낮다. 이런 일자리는 사람이 대거 몰려 사는 대도시와 수도권에서 멀다.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면 자리를 채울 수도 없다. 누가 호박 따고, 누가 거름 주고, 누가 소 똥 치우고, 누가 닭장 소독하겠는가.
대우 좋은 기업의 고용 능력이 떨어지니 결국 카페나 식당을 차리려는 사람들이 늘 수밖에 없다. 크게 보면 카페의 연관업종에도 사람들이 많이 일한다. 인테리어, 마케팅, 재료공급 등이다. 이들이 다 먹고살자면 경기가 돌아야 하고, 돈이 들어와야 한다. 내수 자체가 안 굴러가니 여기저기서 경색이 일어나고 결국 터져서 문을 닫는다. 카페, 식당 하나가 문을 닫으면 그걸로 끝이 아니다. 한 인생에 엄청난 타격이 온다. 재기도 쉽지 않다. 빚을 걸머지고 언제 다시 돈 모아 새 길을 찾아볼 것인가. 그러니 안 망해야 하고, 그럭저럭 먹고살 수 있어야 한다.
시장경제가 그런 거라고? 아니다. 골목에 카페와 식당 말고는 먹고살 방법이 없어진, 이런 기형적 상황의 한국 경제상황이 만들어낸 것이다. 또 누굴 탓하냐고? 아니다. 적자가, 나아가 폐업이 그들 업주의 전적인 잘못인가. 할 수 있는 일의 선택지가 없는 경제와 고용 구조가 문제 아닌가. 그걸 만들어내고 운영해온 사람들은 기성세대와 정부 아닌가. 덜 망하고, 덜 좌절할 수 있는 경제를 얼마든지 굴릴 수 있지 않을까.
미래 상황은 안 그래도 더 나쁘다고들 한다. 인구 구조의 왜곡을 거론한다. 한 마디로 ‘밥 사먹고 커피 사 마실 사람이 줄어드는’ 게 더 문제라고들 한다. 맞다. 그래도 위기를 넘겨가며 내수를 진작시켜가면서 전체 자영업 시장을 구조개혁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걸 해낼 정부와 두뇌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당장을 버텨낼 수 있는 기회를 달라. 그게 자영업자들의 외침이다.
<음식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