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예향]아는 만큼 가치로워지는 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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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예향]아는 만큼 가치로워지는 문화유산
뿌리깊은 문화파워 K-헤리티지
목포근대역사관·경동성당 등 근대사 발자취
화순 고인돌유적지·영암 왕인박사유적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 가치 인정
광주 우일선선교사사택·장덕동 근대한옥 등
지역 근대문화유산 체계적 보존·관리 노력
2025년 02월 24일(월) 19:20
일본 아스카 문화를 꽃피우는 데 기여한 백제 대학자 왕인박사를 기리기 위해 조성된 영암 왕인박사유적지.
◇목포 근대 건축유산= 목포는 19세기 후반 개항 이후 서구 문물이 유입되면서 목포 근대역사관,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목포근대역사관 2관) 등 한국 근대사의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도시다.

유달산 기슭 영산로에 위치한 ‘구 목포 일본영사관’은 1900년(광무 4) 건립돼 1907년까지 일본 영사관으로 사용되다가 1914년부터 목포부청사, 1974년 목포시립도서관, 1990년부터 2009년까지 목포문화원으로 사용됐다. 붉은 벽돌을 이용한 2층 르네상스 양식 건물로 일제 침략의 현장으로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1981년 사적 제289호로 지정됐으며 현재는 목포근대역사관 본관으로 사용중이다.

‘구 동양척식주식회사’는 1908년 일제가 조선의 경제 독점과 토지, 자원을 착취하기 위해 설립한 국책회사로, 1909년 영산포에 출장소가 개설됐다가 목포항이 성장하면서 1920년 목포로 이전했다. 현재의 건물은 1921년 신축한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으로, 일제강점기 가장 번화했던 목포시 중앙동에 자리하고 있다. 해방 이후 1989년까지 목포해역사 헌병대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목포근대역사관 2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1999년 전남도 기념물 제174호로 지정됐다.

이외에도 구 호남은행 목포지점, 구 목포공립심상소학교, 목포 정명중학교 구 선교사 사택, 목포 양동교회, 구 동본원사 목포별원, 목포 천주교 구 교구청, 정광정혜원, 영산로 일본식 가옥, 경동성당, 해안로 붉은 벽돌창고 등 다수의 건축물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목포 개항 이후 일본 영사업무를 위해 1900년 건립된 구 목포 일본영사관 건물. 현재 목포근대역사관 본관으로 활용중이다.






◇영암 왕인박사유적지= 영암의 대표 문화유산은 군서면 동구림리에 위치한 ‘왕인박사유적지’다. 백제 14대 근구수왕 시기의 대학자 왕인박사 탄생지로, 왕인은 천자문을 비롯한 선진 학문과 우수한 민족문화를 일본에 전파해 일본 아스카 문화에 꽃피우는데 기여했다. 왕인이 새롭게 조명되면서 구림마을 동쪽 문필봉 기슭에 왕인의 자취를 복원해 놓았다. 1976년 전남도 기념물 제20호로 지정됐으며 1985년부터 유적지 정화 사업을 거쳐 1986년 ‘성기동 관광지’로 지정됐다.

광주·전남 지역 곳곳에도 국가와 자치단체가 관리하고 있는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다. 화순 고인돌 유적과 해남 대흥사 등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도 있으며, 광주는 양림동 우일선 선교사 사택 등 근대문화유산이 다수 남아 있다.



왕인박사유적지에는 왕인의 탄생지인 성기동과 그가 마셨다고 전해오는 성천(聖泉)이 있으며 탄생지 옆에는 유허비가 세워져 있다. 왕인사당에는 왕인박사의 위패와 영정이 봉안돼 있다. 유적지 뒤편 월출산 중턱에는 왕인이 공부했다고 전해오는 책굴(冊堀)과 옛 서당인 문산재, 동료들과 담소를 나눴던 양사재가 있으며 책굴 앞에는 왕인박사의 모습을 조각한 왕인석상이 세워져 있다.

효령대군의 손자인 율원군의 후손들이 살았던 광주 장덕동 근대 한옥.






◇진도 운림산방과 해남 공룡박물관=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쌍계사 옆에 위치한 ‘진도 운림산방’은 조선 후기 화가 소치 허련(허유·1808~1893)이 말년에 기거하던 화실로, 한국 남종화의 뿌리로 불린다. 허련은 진도 태생으로 해남 녹우당의 화첩을 보며 그림을 익혔다. 서울로 올라가 추사 김정희에게 그림을 배우면서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가다가 1856년 스승인 김정희가 타계하자 고향에 내려와 초가를 짓고 운림각이라 이름 지었다. 마당에는 연못을 만들고 꽃과 나무를 심었다.

허련이 죽고 아들 허형이 운림산방을 떠나면서 매각되어 옛 모습을 잃어버렸다가 허형의 장남 허윤대가 다시 매입하고 1982년 허형의 넷째아들 허건이 운림산방을 복원했다. 1981년 전남도 기념물로 지정됐으며 2011년 국가지정유산인 명승으로 지정됐다.

해남군 황산면 우항리 공룡박물관은 국가 유산인 천연기념물 제394호 ‘해남군 황산면 우항리 공룡·익룡·새 발자국’을 관리하고 있는 국내 최대 공룡분야 전문 박물관이다. 다양한 공룡 서식지 및 공룡과 익룡, 새가 공존했던 중요한 고환경 연구 자료로 인정받아 1998년 국가유산으로 등재됐다.

◇화순 고인돌유적지와 순천 낙안읍성=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를 잇는 ‘화순고인돌유적지’는 청동기시대 대표 무덤 양식인 남방식 고인돌군이 집적된 문화유산이다. 1995년 처음 발견돼 학계에 보고된 유적으로 596기의 고인돌이 밀집 분포하고 있으며 발견당시 보존상태도 매우 양호했다고 전해온다. 국가 사적 제410호로 지정됐으며 전 인류를 위해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아 2000년 고창·강화 고인돌 유적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순천시 낙안면의 ‘순천 낙안읍성’은 왜구의 잦은 침입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조선 전기에 흙으로 쌓은 성이다. 1397년(태조 6) 김빈길이 의병을 일으켜 처음 토성을 쌓았고 1424년부터 여러 해에 걸쳐 돌로 다시 성을 쌓다가 1626년(인조 4) 임경업이 낙안군수로 부임했을 때 지금의 석성으로 중수했다. 현존하는 읍성 가운데 보존 상태가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1983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광주 수피아여학교를 설립한 유진벨 선교사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양림동 커티스 메모리얼홀과 3·1운동 기념동상.






◇광주 근대문화유산= 광주 양림동은 많은 근대 문화유산이 남아있는 곳이다. 1904년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들이 들어온 것을 계기로 광주 최초로 서양 근대문물을 받아들인 통로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의 근대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하기 위해 ‘양림역사문화마을’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서양식 근대 건축물과 오래된 한옥들을 만나볼 수 있다.

조선 후기 화가 소치 허련이 말년에 기거했던 진도 운림산방.






커티스 메모리얼홀은 수피아여학교를 설립한 유진벨(한국명 배유지) 선교사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공간으로 선교사와 가족들의 예배당으로 이용됐다. 원형 창과 첨두아치 형상의 창문이 조화롭게 배치되고 건축기법이 우수해 양림동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고 있다. 2005년 국가등록문화재 지정됐다.

양림동 우일선선교사사택은 광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서양식 주택으로 제중병원(현 기독병원) 2대 원장을 역임한 윌슨(한국명 우일선) 선교사의 사택이다. 1910년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며 1920년 화재로 소실된 후 증축했다. 1989년 광주시 기념물로 지정됐다.

동구 서석동에 위치한 조선대학교 본관은 1954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민간이 세운 민립대학이다. 건립 당시 중앙 5개의 박공지붕으로 구성됐으며 이후 몇 차례 증축을 거치면서 현재 370m 길이 19개의 박공지붕으로 이뤄져 있다. 독특한 형태로 인해 광주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2004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광산구 장덕동에 위치한 ‘광주 장덕동 근대 한옥’은 효령대군의 손자인 율원군의 후손들이 살았던 주택이다. 근대기에 지어진 개량한옥으로 건립 시기는 1920년대로 추정된다. 2004년 수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돼 철거 위기에 놓였으나 조상 대대로 살던 터와 가옥을 지키려던 소유자의 의지로 택지개발지구내 근린공원으로 이전해 보존되고 있다. 같은해 국가등록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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