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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의 총기 사용 어디까지?-한기민 전남도 경우회장, 호남대 경찰학과 교수
2021년 12월 03일(금) 01:30
최근 인천경찰청 산하에서 발생한 층간 소음 난동 사건에 대한 현장 출동 경찰의 조치 미흡으로 일가족 세 명이 중상을 입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출동 경찰의 미흡한 조치에 대한 전 국민적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경찰청장까지 나서 공식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현장 출동 경찰관은 현장에서 받은 충격으로 트라우마가 생겨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는 가운데 “출동 경찰관을 파면하라”는 국민 청원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러니 경찰청장이 나서 공식 사과할 수밖에 없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 상황을 종합하자면 지난달 15일 인천경찰청 모 지구대 소속 A순경과 B경위가 “위층에 사는 C씨가 난동을 피운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출동 경찰관이 대응하던 중 C씨가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아래층 주부를 찌르고 저항하는 딸과 남편에게도 상해를 가했다. 현장에서 중상을 입은 주부는 아직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피해자 가족이나 시민들은 한결같이 경찰의 초동 조치 미흡으로 피해가 커졌다고 비난하고 있다. 범죄 의지를 꺾고 범죄로부터 국민의 불안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은 결국 경찰의 몫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 생명, 재산을 보호하는 일이 경찰 본연의 직무라는 것은 경찰관 직무집행법에도 명시돼 있다. 한데 출동 경찰이 이러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으니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여러 가지 아쉬운 점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인천 흉기 난동 제압 과정에서 노정된 문제점 등을 중심으로 경찰과 시민들에게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경찰관의 교육과 훈련, 경찰장구 및 무기 사용을 현실의 요건이 맞게 손질해 줘야 한다고 본다. 즉 현장 출동 경찰관이 주관적 판단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해 ‘선 제압 후 보고’ 등의 체계를 확립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출동한 경찰관이 상황에 따라 판단해 무기를 적절히 사용하고, 차후 책임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줘야 이번과 같은 피해를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 이때 경찰관의 과잉 대응 범위나 기준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래야만 범죄 현장에서 인명을 해치고 난동을 부리는 범인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제압할 수 있다. 경찰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다음으로, 난동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가능한 한 현장에서 위력이 분산되지 않도록 지근 거리(2~3m)에 위치해야 한다. 또한 현장에는 반드시 2인 이상 또는 그 이상의 인원이 출동할 수 있도록 하고 평상시 부단한 반복 훈련을 하는 등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언제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엄중함 속에서 직원 간 상호 눈짓 또는 손가락 신호 하나만으로도 순식간에 달려들어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게 서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구대 팀원 간 수시로 상황에 맞는 대응 훈련을 통해 체질화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실제 총기 사용 훈련도 원거리 측정보다는 현실에 맞도록 2~3m 안팎의 근거리 상황도 대처할 수 있게 실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현장 출동 시 치명상을 방지할 수 있다. 이번 난동 사건도 출동 경찰관 두 명이 한자리에 있었다면 난동자가 스스로 범행을 포기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이번 사건을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용납할 수 없겠지만, 경찰의 입장을 감안하면 먼저 무기를 사용한 이후, 상급 기관에 사후 보고하는 체제로 대응할 수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도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와 함께 경찰관들의 현장 출동 때 대응 요령에 대한 평소 훈련이 잘 돼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따라서 정치권과 시민단체, 경찰청 등이 함께 지혜를 모아 이번 인천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루빨리 위급 상황에 대한 경찰 대응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