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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헌권 광주 서정교회 담임목사 광주시의회 의원들께 보내는 편지
2018년 07월 13일(금) 00:00
“가슴 두근거리는 그날 투표하세요.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 동네. 유월의 따뜻한 햇볕같이 우리 동네 민주주의는 더욱 아름다워진다.” 지난 6·13 전국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관위에서 홍보한 내용입니다.

광주광역시 의원으로 당선된 의원 명단을 확인했습니다. 동구 이홍일 의원, 박미정 의원, 서구 장재성 의원, 정순애 의원, 송형일 의원, 황현택 의원. 남구 김용집 의원, 김점기 의원, 임미란 의원, 북구 반재신 의원, 이경호 의원, 신수정 의원, 조석호 의원, 김동찬 의원, 김나윤 의원. 광산구 김익주 의원, 정무창 의원, 김학실 의원, 김광란 의원, 이정환 의원. 그리고 비례 라현 의원, 최영환 의원. 장연주 의원. 이들 23명이 새로 선출됐습니다.

축하 인사를 드려야 하지만 축하보다는 실망과 분노가 앞섭니다. 필자는 이번 주 폭염에도 불구하고 시의회를 조용히 다녀왔습니다. 의회 앞 마당 잔디밭에 땀으로 목욕을 하는 어머니와 같은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의원 여러분은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회 홍보관이 공사 중인 가운데 의원실이 배정돼 있는 것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의회를 개회하자마자 정회와 산회 등 파행을 보면서 앞날에 대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목사인 필자를 불편하게 생각할 의원도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 간다면 한마디로 제8대 의회는 세상에 허다한 욕 중에 가장 심한 욕인 ‘싸가지 없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싸가지 싹수가 없다’는 말은 한 마디로 미래가 없다는 말입니다.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주변에 ‘싸가지가 없는’ 사람들이 정말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남의 고통이나 불편함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편리와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빈번하게 싸가지 없는 경우를 마주치게 됩니다.” 이는 필자의 말이 아니라 인기 잡지 가운데 하나인 샘터 8월 호에 발행인이 ‘인성’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입니다.

의원 여러분에게 권하고 싶은 글입니다. 의원 여러분 정말 ‘싸가지 있는’ 광주시의회가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한 알의 밀알이 되어야 합니다.

양보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의원 활동비 등 엄청난 권위와 돈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득권과 의회 안에서의 갑질은 그 자체로 싸가지 없는 일입니다.

촛불 혁명으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된다는 시대정신을 외면하고 의회다운 의회가 아니라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는 의원 여러분을 생각하면, 저는 광주 시민이 된 것이 심히 부끄럽습니다. 솔직하게 의회가 이처럼 파행되는 이유는 한마디로 의장과 부의장 그리고 상임위원장 등 내부의 권력다툼 아닌가요? 의장단 자리 다툼이라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외부의 유력 정치인의 입김으로 감투 나눠먹기라고 하는 말이 들리는데, 과연 그 외부 인사가 누구인가요?

광주 시민의 입김을 두려워하십시오. 의원 대다수가 23개 의석 중 22석을 싹쓸이 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마치 집안 싸움으로 비쳐집니다.

개회와 동시에 정회와 자동 산회. 초등학생도 그런 유치한 회의는 하지 않습니다. 어떤 언론은 그런 의회를 누더기 의회라고 합니다. 민주당 외부 인사가 왜 개입을 하는가요? 계보 정치가 부적절한 헤게모니 싸움을 부채질하지 않나 싶습니다.

다시 한번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합니다. 시민들에게 표를 간절히 애걸하던 그런 초심을 회복하시오. “만일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갈라디아서 5장15절)라는 성경 말씀을 떠올리게 됩니다.

의원 여러분은 자랑스러운 광주시의회 의원입니다. 정의로운 광주에 걸맞은 의원이 되십시오. 겸손한 마음으로 시민을 섬기는 의회다운 의회, ‘싸가지 있는’ 의회, 미래와 비전이 있는 희망찬 의회가 되길 기도하며 의원 여러분께 편지를 드립니다. 폭염에 건강 유의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