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상표권 관리에 ‘도둑’ 내몰린 농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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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상표권 관리에 ‘도둑’ 내몰린 농민들
2026년 01월 07일(수) 00:20
키위 품종의 하나인 ‘해금골드키위’를 유통하는 업체들이 ‘상표 도둑’으로 내몰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상표권을 등록한 영농법인이 전남의 유통업체 50여 곳을 상대로 상표를 사용하지 말라며 소송전을 예고하면서 유통업체인 농민들이 졸지에 날벼락을 맞았다.

문제의 발단은 해금골드키위라는 품종을 개발한 전남도농업기술원이 상표권 관리를 허술하게 해 영농법인이 특허청에 같은 이름으로 상표권을 등록해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데서 비롯됐다. 전남농기원은 2013년 10년 간 사용할 수 있는 상표권을 해당 영농법인에 20만원에 임대했다. 당시 신청 업체가 한 곳에 불과해 어쩔수 없었다지만 헐값에 상표를 사용할 권리를 넘기고 만료가 된 뒤에도 회수하지 않은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전남농기원은 더구나 해당 법인이 10년 간 사용해 온 점을 고려해 회수하지 않고 있다가 재배 농민과 유통업체들이 상표 사용을 못해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뒤늦게 대응에 나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전남은 전국 키위의 절반 이상을 재배하고 900여 재배농가 중 500여 농가가 해금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재배농가가 유통까지 겸하는 경우가 많아 상표 사용 제한에 따른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전남농기원은 과거에도 상추 품종인 ‘흑하랑’을 개발했으면서도 상표권 관리를 소홀히 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또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된다는 것은 공공기관의 허술한 상표권 관리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어렵게 품종을 개발하면 뭐하나. 관리 부실로 헐값에 상표권을 획득한 업체만 이득을 보고 재배농민과 유통업체가 직접적인 피해를 본다면 어떻게 책임 질 것인가. 공공기관들은 이번 사례를 교훈 삼아 상표권 관리에 한 치의 허점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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