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북캉스’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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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북캉스’ 떠나요
문학기자가 추천하는 ‘북캉스’ 책
‘등골 오싹’ 추리 소설·감성 담은 시집
힐링 에세이·사유 넓혀주는 인문학 등
2025년 07월 23일(수) 19:30
며칠 전 폭우가 쏟아진 이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더위를 피해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집이나 편안한 공간에서 책을 읽는 이들도 적지 않다.

책(북)을 읽으며 휴가(바캉스)를 보내는 것을 ‘북캉스’라고 한다. 이번 휴가철에는 차분하게 북캉스를 즐기는 것도 좋을 듯하다. 등골이 오싹한 추리 소설을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소설집 그리고 사유를 넓혀주는 인문학, 감성을 담은 시집, 힐링을 주는 책 등을 소개한다.

▲안녕이라 그랬어(김애란 지음)= 섬세한 감정을 특유의 예리한 문체로 풀어내는 김애란 작가가 8년 만에 펴낸 작품집. 작가의 다섯 번째 소설집인 이번 작품집은 집, 방과 같은 일상의 공간이 환기하는 의미 등을 섬세한 문장으로 그렸다. ‘홈 파티’, ‘숲속 작은 집’, ‘좋은 이웃’, ‘이물감’, ‘레몬케이크’, ‘안녕이라 그랬어’, ‘빗방울처럼’ 등이 실렸다. 인간 내면에 대한 서늘한 관찰과 묘사, 센스 있는 언어 구사와 맞물린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대한 물음 등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아홉 명의 목숨(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현대 스릴러를 대표한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 작가 피터 스완슨의 신작이다. 추리소설의 대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 착안을 했으며 고전적인 플롯에 추리요소를 첨가했다. 9명의 사람들이 수수께끼의 명단을 받는 것으로 서사는 전개된다. 과연 누가 범인이며 그의 목적은 무엇인지, 마지막 생존자는 누구인지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이다의 도시 관찰일기(이다 지음)= 이다 작가는 매일 집을 나서 1시간씩 도시를 걸으며 다양한 풍경을 접한다. 이전에 펴냈던 ‘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의 후속편과 같은 책이다. 전작이 자연을 향한 시선이었다면 이번에는 도시로 눈을 돌려 변해가는 모습을 담았다. 곳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들은 나무, 가게, 버스, 간판 등 다양하다. 도시의 어느 곳이나 있을 법한 사물과 풍경이지만 저자의 애정이 투영돼 새로운 감성을 선사한다.

▲여름이라는 그림(이원율 지음)= 책은 여름에 어울리는 그림을 모티브로 전개된다. 짙푸른 바다와 녹음이 우거진 송림, 입안을 즐겁게 해주는 단맛이 밴 과일 등 여름은 선사하는 즐거움이다. ‘파도와 햇살이 춤추는 계절’에서는 여름의 시원한 풍경과 감성을 조르주 쇠라, 클로드 모네 등의 작품을 통해 만난다. ‘푸른 그늘 아래 쉬어가는 계절’에서는 루트비히 페르디난트 그라프의 시원한 ‘수영장’ 그림 등을 볼 수 있다.

▲원더 풀 월드(김제민 지음)= 한여름, 숲에는 이름도 모를 다양한 풀들이 무성하다. ‘잡풀’이라는 명칭은 쓸모없는 식물이라고 인간이 규정한 편견일 수도 있다. 잡초와의 인터뷰를 그림으로 표현한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는 희극적이지만 깊이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저자는 “제멋대로 뻗어나가는 것 같지만 실은 주어진 조건 속에서 법칙과 질서를 따라 성장하고 움직인다”고 이야기한다.

▲자꾸만 꿈만 꾸자(조온윤)= 지난 201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그는 실패와 넘어짐이 많은 세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이라도 자꾸 꾸자고 속삭인다. 그 의미가 담담하면서도 정감있게 다가오는 것은 ‘자꾸만 꿈만 꾸자’는 거꾸로 읽어도 똑 같이 읽히고 의미도 동일하다는 점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삶과 죽음 사이에 존재하기에 오늘을 긍정하며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살아가야한다고 전한다.

▲역사 이야기를 읽는 밤(정기문 지음)= 역사는 학문이자 이야기로 다가갈 수 있는 문학이기도 하다. 흥미롭고 이색적인 역사 이야기를 담은 이번 책은 이집트부터 로마제국, 중세, 근대에 이르는 서양인들의 삶과 풍습에 초점을 맞췄다. 오늘의 관점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묘한 관습부터 이색적인 법률 등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에피소드와 일화가 담겨 있다. ‘숨겨진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는 무더위를 저 멀리 날려버릴 것 같다.

▲선생님, 지도에 없는 이야기 하나 들려주시죠(노승대 지음)= 지난 1993년부터 ‘바라밀문화기행’이라는 단체를 이끌고 있는 저자가 펴낸 인문 에세이다. 42년에 걸쳐 전국 명승지와 고적, 역사가 깃든 곳을 찾아 부지런히 발품을 판 결과물이다. 삼척, 완주, 남원, 안동, 보은, 부안, 화순, 나주, 서산, 여주 등 저자와 함께 떠나는 명승지 기행은 과거 우리 역사에 스민 시간과 기억을 다채롭게 만나는 기회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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