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순천을 맛보다…행복에 취하다
굿모닝예향-순천 로컬브랜드
맛있는 맥주는 의도가 담긴 맥주
순천 보리 활용…깊은 곡물 맛 담아
좋은 메주와 소금으로 전통장 담가
농사지은 콩으로 만든 두부 등 인기
고정관념 깬 ‘겉바속촉’ 스콘으로
순천 원도심에 달콤한 활력 더해
맛있는 맥주는 의도가 담긴 맥주
순천 보리 활용…깊은 곡물 맛 담아
좋은 메주와 소금으로 전통장 담가
농사지은 콩으로 만든 두부 등 인기
고정관념 깬 ‘겉바속촉’ 스콘으로
순천 원도심에 달콤한 활력 더해
![]() 곡물의 깊은 맛이 일품인 ‘순천 브루어리’ 수제 맥주. |
![]() 농업회사법인 순천송광(주)에서 만든 간장과 고추장, 된장. |
순천시 별량면에 자리하고 있는 ‘순천 브루어리’ 양조장. 단순히 술을 만드는 공간이 아닌, 지역에서 자란 보리와 청년 CEO의 도전정신이 만나 맥주의 맛과 철학을 빚어내는 현장이었다.
‘순천 브루어리’는 순천에서 태어난 맥주 브랜드다. 김 대표는 순천대학교 창업선도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2015년 맥주 동아리로 첫 발을 내딛었다. 영국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친구가 선물해준 맥주를 마시고 그 맛에 반해 시작했다고 전한다. 이후 창업 대회 수상과 지역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거치며 본격적인 맥주 제조에 뛰어들었다.
맥주의 종류도 다양하다. 지역 색을 입힌 ‘순천 맥주’가 대표적이며 ‘흑두루미’라 이름 붙인 맥주는 최근 대한민국 주류대상과 국제 맥주 대회에서 수상도 했다. 맥주를 고급화 시켜서 도수를 높이고 초콜릿과 커피가 들어간 ‘블랙크레인’도 탱크에서 숙성중이다. 순천 매실을 이용한 과일 맥주도 반응이 좋다.
순천맥주의 또 다른 강점은 ‘지역성’이다. 보리의 고장 순천에서 나는 보리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순천만의 생태 이야기를 맥주에 녹여내며 브랜드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갔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맛있는 맥주’는 의도가 담긴 맥주다. “양조사가 의도한 맛 그대로 만들어졌는지가 제일 중요해요. 신맛을 원했으면 신맛이, 곡물의 깊은 맛을 원했으면 그 맛이 그대로 살아 있어야죠. 내가 이만큼 신맛을 내고 싶었는데 원하는 만큼 신맛이 나왔으면 잘 만든거죠. 다만 그 맛이 어떤 분들에게는 너무 신맛일수도 있고 어떤 분에게는 딱 좋을 수도 있지만요.”
‘순천 브루어리’의 맥주 도수는 3도에서 12도까지 다양하다. 지난해 여름 생산된 3도짜리 라이트 맥주부터, 블랙크레인처럼 커피와 초콜릿을 가미해 12도까지 끌어올린 제품까지 있다. 높은 도수의 맥주는 숙성 시간이 길고 까다롭지만, 오히려 장기 숙성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이다. 지역 소비자들의 취향도 꿰뚫고 있다.
![]() 숙성탱크에서 맥주를 추출하고 있는 김승철 대표.
<순천 브루어리 제공> |
![]() 전통장을 소개하고 있는 순천송광 채순남 대표. |
◇전통장 만드는 농업회사법인 순천송광(주)= “음식 맛은 장맛이라고 하죠. 우리 식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된장과 간장입니다. 시래기 넣은 된장국에 김장김치가 반찬의 전부였던 시절, 된장국만 잘 먹어도 건강하게 살 수 있었지요. 그 된장 맛이라는 게 어떤 메주로 만드느냐에 달라지는데 송광으레 된장만큼은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농업회사법인 순천송광(주)은 송광면민 대다수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마을기업이다. 주주의 수만 570여 명이다.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장 담그는 방법을 고수하며 몸에 좋고 맛 좋은 된장 간장을 만드는 노력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농사지은 콩을 가지고 오면 이 콩으로 두부를 만들고 메주를 만든다. 사용되는 콩만 연간 50t에 달한다.
농업회사법인 순천송광(주)이 시작된 건 13년 전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된장, 간장을 생산할 목적으로 ‘송광친환경된장마을’이라는 브랜드로 시작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생산 품목이 늘었고 사업영역이 다변화 됐다. 현재는 메주,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등 전통 장류와 쌀·도라지 조청, 무농약 두부·서리태 흑두부, 콩비지 분말, 식혜 등을 만들어 판매한다.
순천송광의 장 담그기는 2~3월 시작된다. 장 담그기 좋은 날을 잡아 작업이 시작되는데 일명 ‘손 없는 날’과 말날,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이 없는 날을 택한다. 손 없는 날은 악귀나 악신이 돌아다니지 않아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은 길한 날을 의미한다. 음력 중 끝자리가 9나 0인 날이 해당된다.
장을 담그기 위해서는 메주와 소금물이 필요하다. 메주 만들기는 전년도 12월 작업에 들어간다. 먼저 콩을 삶아서 찧고 메주를 만든 다음 황토와 편백나무로 만든 메주방에서 메주를 띄워 1개월간 발효과정을 거친다. 이후 보름간 메주하우스에서 무게를 줄이며 장 담그는 날을 기다린다. 완성된 메주는 일부 메주로 판매하고 나머지는 장 담그기에 이용된다.
지난 3월초에도 장 담그기가 진행됐다. 옹기에 메주를 넣고 별도로 만들어 둔 소금물을 넣어준다. 소금물의 염도는 21도. 메주가 떠오르지 않게 대나무를 걸치고 빨갛게 달군 숯과 붉은 고추를 띄워준다.
45~50일 정도가 지난 후 된장과 간장으로 분리하는 장 가르기 작업을 한다. 간장이 될 장 물은 빨갛게 우러나고 메주는 소금물을 빨아들여 된장이 된다. 건져낸 메주를 치대서 된장을 만들고 된장독에 넣어준다. 된장 위에는 비닐을 덮고 소금을 두툼하게 올려 벌레의 침입과 된장이 마르는 것을 방지한다. 장물은 면보에 걸러 장독에서 8개월간 숙성시킨다.
‘순천으레’ 브랜드로 추시되는 두부와 청국장의 인기도 장류 못지 않다. 매출로만 비교했을 때 순천송광 매출의 60% 이상을 두부가 차지할 정도다.
![]() 카페 ‘포실포실’ 매장 내부. |
![]() 카페 ‘포실포실’매장 진열대에 채워진 다양한 스콘들. |
광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 고향 순천으로 내려왔다는 배지영 대표는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중 베이커리델리에서 일하며 스콘의 매력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포실포실’이라는 이름과 양 모양의 로고 역시 아일랜드에서의 추억을 담았다.
‘포실포실’의 스콘은 특별하다. 손수 재료를 고르고 반죽을 다듬으며 매일 아침 빵을 굽는다. 프랑스산 발효 고메버터와 동물성 생크림을 사용해 고급진 풍미를 담았다. 흔히 퍽퍽하게 여겨지는 기존 스콘의 고정관념을 깨고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 스콘을 선보인다.
시그니처 메뉴는 아일랜드식 감자스콘을 재해석한 ‘감자치즈스콘’. 감자와 사워밀크를 활용해 만든 이 스콘은 한 끼 식사 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전통적인 발효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붉은 누룩균인 홍국이 쌀에 발효돼 만들어진 홍국쌀가루와 삼색 콩배기를 넣어 만든 ‘달콩쌀떡스콘’은 포실포실의 대표 인기 메뉴다. 쫀득한 찹쌀떡을 품은 이 스콘은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달콤한 매력을 품었다.
스콘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음료도 정성껏 준비했다. 매실, 자몽, 생강으로 담근 수제청 음료와 깔끔한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소박하지만 따뜻한 공간에서 맛과 향을 음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보람·김은종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