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부부 6쌍의 특별한 결혼식·신혼여행
서구 아너스, 결혼식 비용·혼수 가전 등 지원
남원으로 신혼여행,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남원으로 신혼여행,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 지난달 24일 광주시 서구 위더스웨딩홀에서 ‘당신의 특별한 날 드림 웨딩’ 사업의 일환으로 장애인 부부 6쌍의 합동 결혼식이 치러졌다. <광주서구장애인복지관 제공> |
“13년이 지났습니다. 이제야 신혼부부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지난달 30일 광주시 서구 장애인복지관 앞에 마련된 신혼여행 버스에 오르기 전 남편 김선하(45)씨와 아내 박성심(31)씨가 설레는 심정을 전했다. 이날 김 씨 부부 등 장애인 부부 6쌍과 서구장애인복지관 직원 등 21명은 푸르른 자연과 전통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남원으로 짧은 신혼여행을 떠났다.
장애와 현실의 장벽 속에서 삶을 꾸려오던 이들은 지난달 24일 서구 위더스웨딩홀(대표 이병규)에서 ‘장애인부부 합동 결혼식’을 치렀다.
이번 ‘당신의 특별한 날 드림 웨딩’ 사업은 예식을 치르지 못하고 생활하는 장애인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추진됐다. 결혼식에는 이대만 서구장애인복지관장이 축복의 증인으로 나서 부부십계명을 낭독하며 진정성을 더했고, 김이강 서구청장과 서구아너스 회원들은 부부들의 앞날을 축복하며 함께 기쁨을 나눴다.
청각장애인인 윤 모(63)씨는 이날 ‘아내가 예쁜 옷을 입고 축하받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소망을 25년 만에 이뤘다며 기뻐했고, 선천적 청각 장애를 가진 문 모(65)씨도 “결혼 사진 한 장 없이 살아왔다”며 “기적같은 하루를 선물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감격의 순간들은 서구아너스 따뜻한 후원으로 완성됐다. 서구아너스는 웨딩드레스, 혼수 가전, 결혼식 제반 비용 등 전액을 지원하며 장애인 부부 6쌍에게 아름다운 출발을 선물했다.
김 씨 부부 역시 긴 세월 동안 결혼식을 미뤄왔던 만큼 이날의 의미는 더욱 각별했다. 현재 수급자 지원을 받고 있는 이들은 서로를 버팀목으로 지내온 끝에 결혼식을 올림으로써 더 큰 행복을 꿈꾸게 됐다.
두 사람은 13년 전 대전에서의 봉사활동 중 처음 만나 사랑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후 연애와 동거 기간 아이를 낳으며 함께 살아왔지만, 경제적 어려움과 신체적 제약으로 결혼식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부부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던 결혼식 날, 박 씨는 고등학생 시절 집을 나와 헤어졌던 친정 아버지와 13년 만에 재회했다.
“결혼식에 휠체어를 타고 참석한 우리 아버지를 보며 눈물이 왈칵 났어요.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결혼식을 계기로 마음 한 구석 쌓였던 응어리가 풀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결혼식 때 너무 떨리고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행사를 마쳤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아버지를 마주한 순간의 울컥한 마음은 계속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발달장애를 가진 부부가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김 씨는 “근근이 아르바이트 하며 일상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이 없는데도 아직까지는 사회에서 쉽게 얕잡아보이고 무시당하는 일이 많다”며 “사람을 쉽게 믿기도 하고, 없는 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아내 박 씨도 “주변 사람들에게 정이 많아 끊어내지 못해 결국 상처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부부가 둘다 장애를 갖고 있다보니 점점 더 사회에서 고립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차갑게만 느껴지는 세상의 시선 속에서도 이들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로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김선하 씨는 “아내가 세 자녀를 잘 키워주고, 가족을 위해 헌신해준 것이 참 고맙다”고 말했다. 아내 박성심 씨 역시 “가장 어려운 시기에 곁을 지켜주고,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준 것이 남편”이라며 “남편 덕분에 단란한 가정을 이룰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지난달 30일 광주시 서구 장애인복지관 앞에 마련된 신혼여행 버스에 오르기 전 남편 김선하(45)씨와 아내 박성심(31)씨가 설레는 심정을 전했다. 이날 김 씨 부부 등 장애인 부부 6쌍과 서구장애인복지관 직원 등 21명은 푸르른 자연과 전통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남원으로 짧은 신혼여행을 떠났다.
이번 ‘당신의 특별한 날 드림 웨딩’ 사업은 예식을 치르지 못하고 생활하는 장애인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추진됐다. 결혼식에는 이대만 서구장애인복지관장이 축복의 증인으로 나서 부부십계명을 낭독하며 진정성을 더했고, 김이강 서구청장과 서구아너스 회원들은 부부들의 앞날을 축복하며 함께 기쁨을 나눴다.
감격의 순간들은 서구아너스 따뜻한 후원으로 완성됐다. 서구아너스는 웨딩드레스, 혼수 가전, 결혼식 제반 비용 등 전액을 지원하며 장애인 부부 6쌍에게 아름다운 출발을 선물했다.
![]() 최근 광주시서구장애인복지관의 주최로 장애인부부 6쌍이 합동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달 30일 신혼여행 버스에 오르기 전 남편 김선하(왼쪽)씨와 아내 박성심씨가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
두 사람은 13년 전 대전에서의 봉사활동 중 처음 만나 사랑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후 연애와 동거 기간 아이를 낳으며 함께 살아왔지만, 경제적 어려움과 신체적 제약으로 결혼식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부부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던 결혼식 날, 박 씨는 고등학생 시절 집을 나와 헤어졌던 친정 아버지와 13년 만에 재회했다.
“결혼식에 휠체어를 타고 참석한 우리 아버지를 보며 눈물이 왈칵 났어요.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결혼식을 계기로 마음 한 구석 쌓였던 응어리가 풀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결혼식 때 너무 떨리고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행사를 마쳤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아버지를 마주한 순간의 울컥한 마음은 계속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발달장애를 가진 부부가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김 씨는 “근근이 아르바이트 하며 일상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이 없는데도 아직까지는 사회에서 쉽게 얕잡아보이고 무시당하는 일이 많다”며 “사람을 쉽게 믿기도 하고, 없는 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아내 박 씨도 “주변 사람들에게 정이 많아 끊어내지 못해 결국 상처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부부가 둘다 장애를 갖고 있다보니 점점 더 사회에서 고립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차갑게만 느껴지는 세상의 시선 속에서도 이들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로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김선하 씨는 “아내가 세 자녀를 잘 키워주고, 가족을 위해 헌신해준 것이 참 고맙다”고 말했다. 아내 박성심 씨 역시 “가장 어려운 시기에 곁을 지켜주고,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준 것이 남편”이라며 “남편 덕분에 단란한 가정을 이룰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