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화로 읽는 사찰 1·2 - 김유식 글·그림
펜끝에서 연꽃처럼 피어나는 천년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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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한 점에 대략 십만 번의 획 그 이상이 그어지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 지기에, 하나하나에 애정이 담긴 70점의 작품들을 많은 독자에게 소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도현(度泫) 김유식 사찰 펜화가는 어릴 적 집에 모셔져 있던 관음도를 따라 그려보곤 했다. 대학 재학시절 유화작품으로 개인전을 열었고, 졸업 후 항공사에 근무하면서도 일과 작품 활동을 병행했다. 유명 사찰에 갈 때면 항상 무언가에 끌림을 느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사찰 펜화를 시작하게 됐다. 2021년 초 조계종에서 개최한 ‘제1회 불교달력 공모전’에 작품 12점을 제출해 금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어 불교신문사 지면에 ‘펜화로 찾아가는 사찰 기행’을 연재하는 기회를 얻어 본격적으로 사찰의 매력을 펜화로 담기 시작했다.
‘펜화로 읽는 사찰’ 1권은 광주 무등산 규봉암과 구례 지리산 천은사, 해남 달마산 미황사, 화순 만연산 만연사 등 전국 말사 23곳과 삼보(三寶)사찰(양산 영축산 통도사·합천 가야산 해인사·순천 조계산 송광사)을 소개한다. 또한 2권은 23곳의 조계종 본사와 서산 용현리 마애삼존불상, 강원도 정선 약천사 등 말사 3곳을 기행한다.
눈 온 날 광주 무등산 규봉암을 찾은 작가는 ‘일주문 설경’과 절 마당에서 바라본 ‘규봉암 전경’을 펜화로 화폭에 담았다. 그리고 규봉암의 유래와 문바위, 광석대, 관음전, 주련(柱聯) 등 시선이 닿는 대로 사찰의 느낌을 글과 함께 풀어낸다. 구례 지리산 천은사의 경우 문장 속에서 작가의 펜화 작업과정을 엿볼 수 있다.
“아늑한 나무숲을 배경으로 건축양식이 다른 두 건물을 나란히 배치하여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변화를 준 것이 이채로웠고, 한참을 바라보다 왠지 모를 영감을 받아 펜화로 남겨놓기로 했다. 물론 이 사찰을 대표하는 전각인 극락보전의 모습은 살짝 처마 지붕만이라도 그려 넣기로 하였다.”
작가의 시선은 사찰을 넓은 앵글로 담으면서 동시에 일반인들이 지나쳐버리기 쉬운 그 절만의 고유 특성을 포착해낸다. 미륵불상(김포 운양산 용화사)과 수마노탑(정선 태백산 정암사), 목탑과 상사화(불암산 학도암), 범종루 목어와 법고(영주 소백산 부석사), 법정스님 의자(순천 조계산 송광사), 홍매화(구례 지리산 화엄사)와 같은 것들이다. 작가는 법정스님의 허름한 나무의자를 보면서 ‘무소유’에 대해 생각을 한다.
“삶은 소유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 때일 뿐 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작가는 “사찰펜화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오랜 시간 불심을 담아 도를 닦는 심정으로 몰입하여 작업해야 하는 고된 과정의 연속이기에 더욱 그렇다”고 말한다. 또한 “화가의 관점에서 바라본 사찰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고 글로 풀어내는 일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다”면서 “2권의 출판을 진행하면서 추가로 취재할 사찰과 그릴 펜화작품이 늘어났기에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그런 목표는 바로 삶의 원동력이요 살아가는 이유이고 행복이다”고 밝힌다.
작가의 마지막 발걸음은 ‘백제의 미소’라고 불리는 서산 용현리 마애삼존불상에 이른다. 산중턱 암벽에 돋을 새김한 백제시대 마애불이다. ‘아는만큼 보이는 사찰 펜화기행’이라는 부제를 붙인 신간을 통해 독자들은 고찰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펜화 작품에 매료될 것이다.
<불교시대사·각 권 2만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도현(度泫) 김유식 사찰 펜화가는 어릴 적 집에 모셔져 있던 관음도를 따라 그려보곤 했다. 대학 재학시절 유화작품으로 개인전을 열었고, 졸업 후 항공사에 근무하면서도 일과 작품 활동을 병행했다. 유명 사찰에 갈 때면 항상 무언가에 끌림을 느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사찰 펜화를 시작하게 됐다. 2021년 초 조계종에서 개최한 ‘제1회 불교달력 공모전’에 작품 12점을 제출해 금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어 불교신문사 지면에 ‘펜화로 찾아가는 사찰 기행’을 연재하는 기회를 얻어 본격적으로 사찰의 매력을 펜화로 담기 시작했다.
“아늑한 나무숲을 배경으로 건축양식이 다른 두 건물을 나란히 배치하여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변화를 준 것이 이채로웠고, 한참을 바라보다 왠지 모를 영감을 받아 펜화로 남겨놓기로 했다. 물론 이 사찰을 대표하는 전각인 극락보전의 모습은 살짝 처마 지붕만이라도 그려 넣기로 하였다.”
작가의 시선은 사찰을 넓은 앵글로 담으면서 동시에 일반인들이 지나쳐버리기 쉬운 그 절만의 고유 특성을 포착해낸다. 미륵불상(김포 운양산 용화사)과 수마노탑(정선 태백산 정암사), 목탑과 상사화(불암산 학도암), 범종루 목어와 법고(영주 소백산 부석사), 법정스님 의자(순천 조계산 송광사), 홍매화(구례 지리산 화엄사)와 같은 것들이다. 작가는 법정스님의 허름한 나무의자를 보면서 ‘무소유’에 대해 생각을 한다.
“삶은 소유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 때일 뿐 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 김유식 작가의 펜화 작품 ‘승보종찰(僧寶宗刹)순천 조계산 송광사 불일암의 법정스님 의자’. <불교시대사 제공> |
작가의 마지막 발걸음은 ‘백제의 미소’라고 불리는 서산 용현리 마애삼존불상에 이른다. 산중턱 암벽에 돋을 새김한 백제시대 마애불이다. ‘아는만큼 보이는 사찰 펜화기행’이라는 부제를 붙인 신간을 통해 독자들은 고찰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펜화 작품에 매료될 것이다.
<불교시대사·각 권 2만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