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하늘이 내려준 귀중한 선물 - 한국환 경영학 박사
  전체메뉴
가족은 하늘이 내려준 귀중한 선물 - 한국환 경영학 박사
2023년 05월 17일(수) 00:00
신록의 계절 5월은 ‘가정의 달’이기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몇 년 전 광주에 사는 70대 노모 A씨(78)가 3남 1녀 자녀들에게 남긴 유서는 우리를 아주 숙연케 했다. 난소암으로 1년 여 투병하다 그해 연말 생을 마친 A씨는 암 말기 진단으로 호스피스병원으로 옮기면서 자식들 몰래 짤막한 열네 줄의 유서를 남겼다.

“자네들이 내 자식이었음이 고마웠네. 자네들이 나를 돌보아 줌이 고마웠네. 자네들이 세상에 태어나 나를 ‘어미’라 불러 주고. 젖 물려 배부르면 나를 바라본 눈길에 참 행복했다네. 지아비 잃어 세상 무너져. 험한 세상 속을 버틸 수 있게 해 줌도 자네들이었네. 병들어 하느님 부르실 때. 곱게 갈 수 있게 곁에 있어 줘서 참말로 고맙네. 자네들이 있어서 잘 살았네. 자네들이 있어서 열심히 살았네. 딸아이야, 맏며느리, 맏딸 노릇 버거웠지? 큰애야, 맏이 노릇 하느라 힘들었지? 둘째야, 일찍 어미 곁 떠나 홀로 서느라 힘들었지? 막내야, 어미젖이 시원치 않음에도 공부하느라 힘들었지? 고맙다 사랑한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자. 2017년 12월 엄마가”

A씨는 40대 초반, 공무원이던 남편을 암으로 먼저 보내고 35년 간 수절하며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자식들만을 바라보며 살아왔다. A씨는 숨을 거둘 무렵 출산의 기쁨과 사별의 아픔, 자녀들에 대한 위로의 글로 부모의 사랑을 남겼다. 이 세상을 떠날 때 일일이 아들딸들을 호명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곁에 있어 줌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글은 콧등을 시큰케 했다. 이렇듯 A씨의 자식 사랑은 그 어떤 것보다도 애틋함을 알 수 있으며, 유서를 읽는 동안 장례식장은 한 어머니의 한없는 자식 사랑과 희생의 삶으로 감격에 휩싸였다.

다른 실화도 있다. 2022년 9월 6일 오전 7시 40분께 경북 포항시 모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하 주차장이 침수되고 있다”는 관리실의 방송을 듣고 어머니 B씨(51)와 아들(15)이 함께 자동차를 밖으로 빼내기 위해 주차장으로 가서 자신의 차량에 탔다. 그러나 물이 더 차올라 차 문이 쉽게 열리지 않아 아들은 겨우 차량 밖으로 나왔으나 어머니는 차량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생사가 갈리는 상황에 이르자 B씨는 어깨가 불편하여 탈출이 불가함을 알고 “너만이라도 살아야 한다”며 아들을 먼저 지하 주차장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 그러자 그때 아들은 “엄마, 그동안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어머니께 마지막 인사말을 남기고 나갔다. 그런데 그 후 어머니는 주차장 위쪽 배관 위에서 14시간 버틴 끝에 다음 날 밤 다행히 구조되었다. 하지만 아들은 밖으로 나지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다음 날 새벽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여기 소개한 두 예화는 부모 자녀 간 사랑의 사랑과 애틋한 이야기이다, 사실 우리들은 매일 가족의 깊은 사랑과 관심, 기도 속에서 살아간다. 서로 사랑하고 위로가 되며 서로 힘이 되는 사회의 기본 단위가 가족이다. 이렇게 가족원이 함께 주거하며 공동체 생활 단위로서 가정을 이룬다. 그런데 요즘 많은 이혼(지난해 9만 3000여 건)으로 가족이 흩어지는 가운데 ‘한 부모 가정’은 115만 가구나 된다. 그리고 자살(OECD 1위)과 살인, 산업재해, 교통사고 등 여러 이유로 가정이 해체되고 있다. 게다가 ‘1인 가구’가 전 가구의 33.4%(2021년)까지 증가하는 현상을 보면 이는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사회적 당면 과제다. 우리나라 총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5143만 9038명으로 2021년에 비해 약 20만 명이 감소, 3년 연속 줄어들며 경제 성장 잠재력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우리는 흔히 가정을 ‘화초’와 ‘박카스’에 비유한다. 가정은 화초처럼 애정과 관심을 얼마나 갖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며, 또 박카스를 마시면 피로가 풀리 듯 사랑하는 가족을 보면 피로를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가족은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하늘이 내려준 귀한 선물’이다. “행복한 가정은 미리 누리는 천국이다”는 말이 생각난다. 이번 가정의 달 5월에는 각 가정마다 ‘기쁨의 선물’이 가득한 행복한 나날이 되었으면 한다.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