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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나만의 풍경…단독주택의 즐거움”
2021년 01월 20일(수) 05:59
‘집을 쫓는 모험’을 쓴 정성갑 저자의 협소주택.
‘집을 쫓는 모험’을 쓴 정성갑 한뼘 갤러리 대표가 협소 주택을 지은 지 이제 1년이 넘어간다. 집은 지은 후 ‘사계절’을 온전히 지내보면 알게 된다고 하는데, 그는 사계절을 다 보내고 난 지금 많은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이번에 눈이 많이 왔잖아요. 집이 좁다 보니 창을 많이 냈는데 어디서 봐도 눈 오는 풍경을 볼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무엇보다 요즘 아파트 값이 미친 듯이 오르는 걸 보면, 그 때 마음 먹고 협소주택이라도 짓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더 애틋하게 와 닿는 집이 됐어요.”

집을 지을 때 가장 겁이 나는 게 돈이다.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내가 집을 짓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돈이 얼마나 드는데” 이 소리부터 나왔다. 8평, 6평, 8평 3개층 22평 규모인 집은 땅값, 인테리어 비용까지 모두 포함해 6억원이 들었다. 요즘 서울 23평 시세가 12억원 정도 하니 딱 절반으로 지은 셈이다.

또 하나 시공할 때 겪을 마음 고생을 미리 걱정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집 짓다 10년 늙는다. 뒷목 잡고 쓰러진다”는 말에 개의치 말라는 말이다.

“단독 주택에 살게 되면서 제일 큰 즐거움은 저만의 풍경을 갖게 된다는 거예요. 주변으로 집이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한 두군데 제일 이쁜 방향으로 창을 낼 수 있거든요. 거기서 바라보는 풍경은 나만의 것이죠.
요즘 층간 소음으로 난리잖아요.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인데 줄넘기 하고 뛰고 그래요. 다름 사람과 엮이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없죠.”

그의 집에서 가장 독특한건 화장실이 있지만 3층 주방 옆에 욕조를 둔 점이다.

“작은 집일수록 한 공간 한 공간이 다 유용해야한다는 압박을 갖는데 거기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어요. 어찌 보면 굳이 없어도 될 공간일 수도 있죠.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공간을 어딘가 만들어 놓으면 마음 붙이고 큰 위로가 되죠. 저에게는 주방 옆의 욕조가 그 역할을 합니다. 몸 풀고 있으면 휴식하는 기분도 들고 큰 위로를 받아요. 처음엔 저의 주문에 건축가부터 시공하시는 분들까지 모두 놀랬죠. 집이 작을수록 내가 휴식도 취하고 안정을 얻을 수 있는 달콤한 공간은 꼭 필요해요.”

정 대표는 내 집을 짓는 것, 단독주택에서 사는 것은 모험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용기를 내보시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