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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시·건축 선언
2020년 10월 19일(월) 00:00
이봉수 현대계획연구소 소장
최근 광주시는 풍요로운 미래를 위한 ‘광주 도시·건축 선언’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대가 변해도 훼손되지 않을 지속 가능한 도시 건축의 기본 원칙을 이 선언에 담겠다는 것이다. 현재 광주는 지난날의 급속한 도시 성장으로 초래된 획일적인 경관과 자동차 위주의 거리로 덮여 있다. 따라서 환경 훼손과 오염이나 이웃과의 단절, 무미건조한 건축물을 짓던 방식을 반성하고, 삶의 질이 중시되고 사람이 주인이 되는 도시로 재생시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는 ‘광주 도시·건축 선언’을 선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선언은 지난해 7월부터 1년여 간 광주시 총괄 건축가와 공공 건축가 그리고 선언문 재정 협의체, 그리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작성되었다고 한다.

1개 전문, 10개 조문으로 이뤄진 ‘광주 도시·건축 선언’에는 광주가 가진 역사·자연·인간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광주 도시·건축의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전문에는 새롭게 열리는 광주의 도시·건축은 삶의 여유와 활력을 만들고 새로운 경제와 생산으로 이어져 모두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선사할 광주 도시·건축 선언의 정신을 표현했다. 조문에는 현 시대가 요구하는 역사와 미래, 경관과 조망, 지역과 도로, 녹지와 공원, 안전과 공존, 마을과 공동체, 공공시설과 공공건축, 공동주택과 주거 기반시설, 집과 건축, 공공성과 도시행정 등 세부 가치 10개를 담았다.

조문의 내용을 보면 광주의 역사성과 정체성 존중, 자연경관 보존, 보행 친화적 녹색교통의 추구, 네트워크로 구성된 녹지와 공원을 통해 접근성 강화, 안전과 공존을 통해 안전한 도시와 사회적 약자가 배려 받는 도시, 사람들이 정착하고 싶은 도시, 참여와 소통의 공공건축, 열린 도시 구조, 이웃을 배려하는 주거 공간, 공공성과 절차의 정의로움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선언은 건강하고 행복한 도시 광주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려는 약속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언 이후 광주시는 도시·건축 선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현 세대와 미래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도시로 만들어 풍요로운 미래를 선사할 도시 기본 원칙을 실현해 나간다고 한다. 이 계획이 제대로 실현된다면 민선7기 초부터 강조해 온 ‘개발을 하면서도 공간적으로 광주다움을 잃지 않는 도시 개발 철학’이 절실한 시점에 적절한 계획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러한 선언과 가이드라인이 광주시의 건축·재생·도시정비 등 각각의 행정 주체들 간 소통이 없이는 그저 말뿐인 선언과 가이드라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광주시와 5개 구청의 행정 주체들 간 적극적인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이 부분이 계획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된다.

또한 광주시 산하 공기업이 시행하는 도시 개발 사업이나 공공건축 사업 등에 도시 건축 가이드라인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간에 앞서 공공이 먼저 시범적으로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써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이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이거나 향후 진행될 대규모 개발 사업과 재생 사업 등으로 인한 도시의 확장과 여건 변화에 맞춰 우리 지역 고유의 특성을 보존하고 관리해야 한다. 여기에 범지역적·범도시적 측면에서 지역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지역 정체성 확립과 차별화된 도시 이미지를 구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요즘 광주와 관련된 중요한 이슈들이 있다. 광주시·전남도 통합, 민간공항 이전과 2차공공기관 이전 등이 그것이다. 민감하고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 만큼 광주와 전남의 미래를 위해 결정되어야 할 이슈들이다. 지역민들의 관심이 큰 이러한 중요한 이슈들은 과거에는 시대적 흐름이나 정치적 합의, 국가의 시책 등에 의해 결정되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시도민의 의견과 공감대가 형성되어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세계적으로 삶의 질 순위가 높은 도시들은 회색에서 녹색으로, 차량에서 보행으로, 개발에서 재생으로, 성장에서 지속으로, 양에서 질로, 도시·건축의 통념을 바꾸어 가고 있다”면서 “이제 우리의 광주가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더욱 소통과 협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