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미래차 3강 도약의 신호탄을 쏘다 - 김성진 광주미래차모빌리티진흥원 원장
  전체메뉴
광주, 미래차 3강 도약의 신호탄을 쏘다 - 김성진 광주미래차모빌리티진흥원 원장
2025년 12월 15일(월) 00:20
내년 광주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로보택시를 탈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광주 자동차 산업 지형을 송두리째 뒤바꾸고 지역 경제의 판도를 새로 짤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광주의 미래차 및 모빌리티 분야를 위한 대규모 예산이 반영된 것은 그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특히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을 위한 선도사업 예산 617억 원이 확정되고, 내년 5개 신규 프로젝트가 함께 확보됐다는 소식은 지역 산업의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금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100년간 이어져 온 내연기관 중심의 역사가 저물고 인공지능(AI), 통신, 서비스가 결합된 ‘움직이는 스마트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다. 전동화와 자율주행이라는 두 개의 거대한 축이 산업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전통적 제조 경쟁력은 견고하지만 소프트웨어와 AI가 핵심인 완전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현재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은 미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레벨 4 수준의 무인 로보택시를 상용화하고 천문학적인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며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중국 역시 막대한 정부 지원과 규제 샌드박스를 등에 업고 속도전을 펼치며 저비용 양산 능력과 과감한 인프라 투자를 통해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절박함 속에서 광주가 자율주행 산업의 구심점으로 떠오른 것은 필연적이다. 광주는 기아자동차와 광주글로벌모터스(GGM)라는 두 완성차 공장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도시이자 연간 72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자동차 산업의 요충지다. 여기에 인공지능 중심도시로서 축적한 탄탄한 AI 인프라가 결합하여 광주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게 됐다. 복잡한 교차로와 돌발 상황이 공존하는 광주의 도심은 자율주행 AI가 반드시 학습해야 할 다양한 엣지 케이스를 제공하는 최적의 리빙랩이기도 하다.

청사진은 명확하다. 광주시는 ‘대한민국 최초 로보택시 선도도시’라는 비전 아래,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확대한다. 2026년 50대 실증을 시작으로 2028년에는 200대까지 운행 대수를 늘리고, 궁극적으로는 24시간 365일 멈추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과시용 시범 운행이 아니다. 실제 대중교통을 보완·대체하는 상용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여 시민들에게는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의 자유를, 기업들에게는 기술 실증과 비즈니스 확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광주의 산업 생태계는 대전환을 맞이할 것이다. 내연기관 중심의 지역 부품 기업들은 실증 기회를 바탕으로 미래차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또한 도시 전체를 실증 공간으로 개방하고 첨단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한다면 데이터 확보를 위한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를 자연스럽게 유치할 수 있다.

이는 곧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 인재 유입이라는 이상적인 선순환 생태계로 이어진다. 나아가 광주 도심에서 축적된 방대한 주행 데이터는 그 자체로 막대한 경제적 자산이 되며 이를 분석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 AI 및 데이터 산업을 동반 성장시켜 광주를 대한민국 자율주행의 독보적인 플랫폼이자 데이터 주권을 확보한 선도 도시로 도약시킬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속도와 디테일, 그리고 확고한 철학이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확보된 예산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집행하여 로보택시 서비스를 조기에 안착시켜야 한다. ‘규제프리 실증도시’를 조성하여 기업들이 마음껏 기술을 펼칠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주되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적 합의와 기술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광주의 시간이 왔다. 자동차 생산 도시에서 AI 기반의 미래 모빌리티 선도 도시로 진화하는 광주의 담대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미래차 3강을 위한 ‘모빌리티 선도도시’로서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다.

광주는 이제 세계를 향해 달린다.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