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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정치’
2019년 10월 30일(수) 04:50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로 대한민국이 좀 조용해지나 싶었는데 여전히 시끄럽다. ‘조국 사수’와 ‘조국 퇴진’ 두 진영으로 나뉘어 팽팽한 세 대결을 벌였던 광장의 목소리도 잦아드나 싶더니 또다시 시작이다. 조국 장관이 물러났는데도 여전히 한쪽에서는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를, 또 한쪽에서는 ‘공수처 반대’와 ‘문재인 대통령 퇴진’까지 주장하며 세 대결을 펼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또한 조국 사퇴를 이끌어 낸 ‘승리’를 발판 삼아 여전히 광장의 여론을 이끌며 장외투쟁을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위축됐던 보수 세력을 결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해서 일 것이다. 그동안 정체해 왔던 정당 지지율이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상승함에 따라 이 기회를 살려 내년 총선 지지로 이어지도록 해 보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하지만 광장의 여론은 귀를 열고 듣되, 광장에서 정당이 앞장서 국민을 선동하는 정치를 계속해서는 안 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개인 자격으로 집회에 참석한다고는 하지만, 이들이 당 지도부를 맡고 있는 만큼 자유한국당이 ‘광장 정치’를 여전히 하고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당이나 국회의원이 국회 밖에서 행하는 각종 정치적 투쟁을 ‘장외투쟁’이라고 한다. 자유한국당은 황 대표 선출 이후 지속적인 장외투쟁을 이어 왔다. 황 대표는 현역 의원이 아닌 만큼 국회에서 얼굴을 알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국회 밖에서 여론을 이끌며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했을 수도 있다. 이게 바로 그가 장외투쟁을 선호하는 이유일 수 있겠으나, 광장의 뜻을 한데 모으는 것은 정부와 정치인들의 몫이다.

대의기관인 국회에서가 아니라 거리에서 충돌하는 모습은 사실상 정치의 실종과 부재를 의미한다. 그래서 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다음 달부터 예산 국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동안 광장을 선동하며 직무를 유기해 온 여야는 이제부터라도 국회 내에서 그동안 잠자고 있는 민생 법안과 민생 예산 등을 챙겨야 할 것이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 c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