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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돼지열병…전남 농가 ‘초비상’
수확 앞둔 전남 남해상 관통 낙과·벼 쓰러짐·양식장 피해
가을태풍 지나가면 돼지열병 대대적 소독 나서야
2019년 09월 23일(월) 04:50
폭우와 강한 바람을 동반한 제17호 태풍 ‘타파’가 22일 오후 여수 해상으로 접근하면서 비바람이 거세지자 여수 충무동 한 거리의 노점상인들이 과일박스를 서둘러 비닐로 덮고 있다. /여수=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제13호 태풍 ‘링링’에 이어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제17호 태풍 ‘타파’가 22일 오후 늦게 수확을 앞둔 전남 남해상을 지나가며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어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남도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예방 조치에 나서고 있으나, 이미 지반이 취약해진데다 강풍에 의한 낙과, 벼 쓰러짐 등이 광범위하게 발생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타파’가 지나간 뒤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도 걱정해야 한다. <관련기사 6면>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타파’는 이날 낮 동안 제주도 동쪽 바다를 지나 밤사이 부산 앞바다를 거쳐 동해상으로 나갈 전망이다. 태풍의 길목 주변인 제주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바람에 의한 큰 피해가 예상됐다. ‘타파’는 전날까지 고수온 해역을 지나며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발달했다. 중심기압은 97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35m(시속 126㎞)다. 초속 15m 이상 강풍이 부는 반경이 350㎞에 달한다.

시간대별 예상 경로를 살펴보면 22일 오후 6시께 여수 남남동쪽 약 130㎞ 바다를 지나 오후 9시께 부산 남쪽 약 70㎞ 바다를 지나간다. 1시간 후인 오후 10시 부산 동남쪽 50㎞ 거리에 있을 때가 부산에서 가장 가까워지는 시점이다.

이날 오후부터 이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오후 2시 52분께 곡성군 한 초등학교 체육관의 통유리가 파손되면서 성인 4명이 다쳐 병원에 옮겨졌으며, 이 중 2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국토관리청은 이에 앞서 오후 2시부터 신안 천사대교 통행을 제한했다.

전남도는 이날 오전 도청 정철실에서 김영록 전남지사와 실국장, 22개 시·군 부시장·부군수가 참석한 가운데 제17호 태풍 ‘타파’ 대처사항 점검 영상회의를 갖고 피해 최소화,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등과 관련해 대책을 논의했다.

김 지사는 회의에서 “가을 수확기인데다 태풍 ‘링링’의 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비를 동반하고 있고, ‘링링’ 때보다 체감 강풍의 강도가 매우 커,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철저한 대비 태세를 주문했다. 또 폭우로 인한 저지대 침수피해, 산사태 등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배수펌프장 가동 점검 및 수산증양식시설 정전 발생 시 비상 발전기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해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시했다.

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22일 새벽 4시께부터 비상 3단계를 발령하고, 전 실과 공무원 비상근무를 실시, 기상특보 단계별 매뉴얼에 따라 근무를 강화했다. 김 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태풍이 지나간 뒤 양돈장 내외부 소독을 실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에도 각별히 신경써줄 것을 독려했다.

전남도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방역 강화를 위해 긴급 예비비 22억 원을 지원해 양돈농가 울타리 설치 지원, 거점소독시설 운영비, 소독약품을 지원한 바 있다. 김 지사의 지시에 따라 지난 20일부터 가축 질병 청정지역 유지를 위한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에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타파’가 지나간 뒤에는 지금까지 방역이 무위로 돌아가기 때문에 원점에서 대대적인 소독에 나설 방침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2일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과 관련 “양돈 농가와 지자체, 농협에서 비가 그치면 곧바로 소독작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지난 17일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21일 밤 11시 기준으로 파주와 연천 일대 7개 농장에서 돼지 1만3643두가 살처분·매몰됐다.

한편 제13호 태풍 ‘링링’으로 전남에서는 공공시설 9건, 사유시설 34건 파손, 벼 쓰러짐 4842ha, 과수 낙과 1203ha, 증·양식시설 5어가 360칸, 어선 36척 반파·침수, 염전시설 18어가 지붕 파손 등 101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집계된 바 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제주도와 남부지방, 동해안, 울릉도·독도는 매우 심한 강풍과 호우가 예상된다”며 “월파와 강풍으로 해안과 섬 지역, 해안가 인근 내륙 등에서 심각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니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