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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전남도, 방역 3개월 손 놓고 있다 뒤늦게 화들짝
6월 북한 발병 이후 “유입 비상”
양돈장 울타리 예산 지원 안돼
대비 미흡 소극행정 공포 키워
道, 바이러스 차단 비상방역
2019년 09월 18일(수) 04:50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17일 오후 도청 영상회의실에서 서은수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과 관계 공무원, 시군 부단체장과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김 지사는 도내 거점소독시설과 통제초소 운영, 축산차량에 대한 소독조치 강화 등 빈틈없는 방역을 주문했다.
정부가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국내 유입을 막는 데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지난 6월 이래 총력 방어 태세에 돌입했으면서도, 정작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의 주범으로 꼽히는 야생멧돼지 농가 유입을 막기 위한 ‘울타리’ 설치에는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등 소극적으로 행정을 펼쳤기 때문이다. 전남도도 예비비를 우선 투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다가 뒤늦게 차단 방역에 들어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7일 전남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월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이후 전남도가 요청한 ‘울타리 설치 예산’(14억원)을 여태껏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에서 발생한 만큼 국내 상륙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음에도, 3개월이 넘도록 차단 방역을 위한 울타리 설치 예산을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남도는 애초 야생멧돼지가 이동해 접경지역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 22개 시·군 580개 농가에 울타리 시설을 설치토록 하고 관련 예산을 정부에서 지원받아 도비를 보태 지원할 계획을 세워놓았다. 전남도는 그러나 농식품부가 당시 국내 유입 가능성을 우려, 북한과의 접경지역에 대한 우선적인 지원을 내세우면서 지역 양돈농가에 대한 울타리 사업비 지원이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6월 특별관리지역으로 경기 강화·김포·파주·연천과 인천 옹진,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10개 시·군을 지정했었다.

전남도도 정부의 지원 계획만 믿고 예비비 투입을 3개월 넘게 늦추면서 여태껏 전남지역 양돈 농가에 울타리를 설치하는 사업이 시작조차 못한 상황이다. 전남도측은 “정부 지원 방침이 애초에 없었다면 전남도가 예비비를 우선 투입했을텐데 정부 지원 입장이 나와 기다리다보니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뒤에야 부랴부랴 관련 예산을 지원키로 결정했다는 게 전남도 설명이다.

하지만 전남도가 정부 예산을 받아 시·군을 통해 내려주더라도 해당 농가가 울타리를 설치하는데까지 1주일 이상 걸린다는 점에서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도 안팎에서는 북한에서 발생한 뒤 야생멧돼지를 ‘숙주’로 삼아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 돼지 사육두수가 전국 사육량의 10%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차단 방역을 위한 조치가 미흡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전남도는 울타리 설치 예산이 내려오지 않는데 따라 자체 사업비 2억원을 투입, 멧돼지 기피제를 해당 농가에 지급하는 한편, 1억7000만원을 들여 포획 틀 구입비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남도에 따르면 경기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발견된 데 따라 22개 시·군 양돈농가를 중심으로 농장 전체에 생석회를 뿌려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는 등 비상 방역 체제에 돌입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역 양돈산업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전남 유입을 막기 위한 차단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