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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명섭 (재)한국도서관문화진흥원 순회사서]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2019년 07월 17일(수) 04:50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정규 교육을 마친 후에도 지속적인 평생 교육이 요구된다.

이를 뒷밭침하기 위해 공공 도서관을 비롯한 평생 교육 기관에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면면을 살펴보면 특정 기술이나 자격증 취득, 취미 활동에 한정되어 있는 경향이 역력하다.

우리는 자신의 가치를 사회화하는 과정으로서 기술 습득이라는 능력 개발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이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개인들이 당면한 정신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정보와 지식의 단순한 습득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과 통찰의 능력을 회복하도록 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이러한 일환으로 세간에는 인문학 고전 독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복고적인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고전 읽기를 강조해도 정작 읽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라고 생각되는 것은 인문학이라는 단어 자체가 뿜는 분위기는 항상 고리타분하고 일상생활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학자들의 탁상공론일 뿐이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문학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해 이해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이해하려는 것, 즉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이야기로 엮어 낸 작품이 인문학이다. 답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 학문이다.

이지성 작가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이 책은 큰 틀에서 인문학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고대의 유명한 학자들부터 현세의 천재들까지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은 이가 드물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 처칠, 뉴턴, 에디슨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천재라는 사람들이 학창 시절에 원래 전교 꼴찌를 도맡아하고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던 삶을 살았지만 인문학 고전을 접한 후 천재성이 발휘되어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리더가 되었다면 믿겠는가?

그렇다면 인문학 고전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기에 창의적인 인재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인가? 독서는 화자와 독자간의 상호 작용이 이루어지는 행위이다. 독자는 책을 읽음으로 인해 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하고 한층 나아가 더 심화된 사고를 하게 된다. 인문학 고전 읽기도 메커니즘은 같다. 다만 내용의 차이이다. 인문학 고전을 읽음으로써 작자들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인문학 고전 읽기의 목표이다. 물론 내용이 어려울 수도 있는데 이는 당연하다. 범인이 천재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렇기에 반복해서 읽고 써가며 읽고 구절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책을 이해하게 되었을 때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말한, 문리가 터져 두뇌가 열리게 되는 문심혜두의 경지에 오르게 될 것이다. 그러면 생각이 바뀌어 그에 따라 행동도 바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삶이 바뀌게 될 것이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이 있다. 문심혜두의 경지에 오르기까지는 많은 고통이 따를 것이고 책을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이 매 순간 존재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모두가 겪는 것이다. 누가 참고 도달하느냐의 문제이다. 이렇게 보면 인생과 비슷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끝까지 가는 자가 승자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