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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종 조선대병원 외과(암센터장)교수] 직장인의 적 대장암
2018년 04월 26일(목) 00:00
40대 중반의 회사원 C씨는 골초라 불릴 정도로 애연가인데다 음주도 즐겨했다. 사람 만나길 좋아해서 회식이라면 빠지지 않았고, 그때마다 취할 정도로 술을 마셨다. 술 마신 다음날 설사가 잦고, 숙취도 오래갔지만 과음해서 그러려니 하고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1년 전부터는 대변을 보고 나면 간간이 출혈이 있었지만 이도 ‘치질이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수개월 전부터 대변 출혈이 잦아지고 소화 불량에 시달리던 그는 병원을 찾았다가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장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2년 13만6000여 명에서 2016년 15만6000여 명으로 5년 새 15%나 증가했다. 환자는 대부분 50대 이상이었지만 30·40대도 10%라는 적지 않는 비중을 차지했다. 대장암은 발병률뿐 아니라 이로 인한 사망자도 증가하는 추세로, 2016년 처음으로 대장암 사망자 수(10만 명당 16.5명)가 위암 사망자 수(16.2명)를 앞질렀다.

흔히 암은 크고 위중한 병이라 통증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증상이 나타나고 통증이 오기 시작하면 어느 정도 진행된 암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대장암도 초기에는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장암의 원인은 약 10∼30%를 차지하는 유전성 요인과 우리가 스스로 조절하고 미리 원인을 피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는 환경적인 요인이 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높은 열량의 섭취, 동물성 지방 섭취, 섬유소 섭취 부족, 비만 등이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붉은색을 띤 육류가 대장암 발생률을 높인다. 또한 소시지, 햄, 베이컨, 핫도그, 육포 등의 가공육을 하루에 50g씩 먹을 경우 대장암 발생률은 18%씩 오른다. 음주 역시 관련이 큰데 하루에 4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대장암 위험도가 52%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흡연 또한 대장암 발생을 증가시키며, 20년 이상 흡연한 사람은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장암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지만 조기 발견하면 100% 가까이 완치된다. 증상은 암이 생긴 위치와 병기에 따라 다르다. 우측 대장의 경우 증상이 비교적 늦게 나타나고 배에 혹이 만져진다든지 체중 감소, 빈혈 증상, 우하복부 통증 등이 나타난다. 반면 좌측 대장은 비교적 일찍 장이 좁아지고 변이 고형인 탓에 배에 가스가 차고 아프기도 하며 변이 가늘거나 잘 안 나오고 항문으로 피가 보인다. 항문 바로 안쪽인 직장에 암이 생기면 변이 자꾸 마렵지만 잘 안 나오거나 가늘게 나오고 붉은 피가 나오는 등 비교적 일찍 뚜렷한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 대장암의 경우 크기가 작기 때문에 아무런 증상을 느낄 수 없지만, 진행성 대장암인 경우 종양의 크기가 커지면서 쉽게 출혈을 일으키거나 장의 막힘으로 배변 장애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대장암 치료는 수술이 기본이다. 항암제 치료 및 방사선 치료는 수술 전·후의 보조적인 치료로 그 역할이 크지만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를 빼고는 수술 없이 치료하는 경우는 없다. 조기 암의 경우는 수술만으로도 95% 이상 완치율을 보이며 2기·3기 암의 경우는 수술 후 항암제 치료를 보조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직장암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를 수술 전·후에 시행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다른 곳으로 암이 전이가 된 4기 암의 경우에도 수술로 절제가 가능하다면 수술을 먼저 고려하고, 절제가 가능한 4기 암의 경우 25∼35%의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

대장암의 예방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체 활동이다. 남자의 경우 활발하게 운동을 하는 사람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대장암 발생의 가능성을 20%까지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평소 식습관을 개선해 대장암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기름진 음식을 적게 먹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곡류·채소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 하루 2ℓ 이상 물을 충분히 마시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비만해지지 않는 것이 대장암을 예방하는 첫 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