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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찬석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정사목] 성탄절을 기다리며
2017년 12월 08일(금) 00:00
성탄절하면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트리, 캐럴, 산타클로스와 같은 단어들이 떠오른다. 아마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백화점이나 상점들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곳곳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들어서고 캐럴을 쉽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성탄절은 그리스도교 신자들 뿐만이 아니라, 성당이나 교회를 나가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날이 되기도 한다. 거기에 연말이라는 분위기까지 합쳐져서 축제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에서의 지금 시기는 성탄절의 축제의 기쁨보다는 그 기쁨을 기다리는 대림(待臨) 시기로 보내고 있다. 크리스마스 전 4주간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로 정하고, 2천 년 전에 오신 예수님을 기억하고,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시간이다. 사실 우리는 대부분 ‘기다림’이라는 희망과 함께 살아간다.

우리는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또 무엇을 기다리면서 결국 우리가 지금보다 행복해질 거라고 기대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만약 우리가 누군가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면, 그 사람은 과연 어떤 사람인가? 나에게 있는 사랑을 베풀 사람인가? 아니면 나에게 사랑을 베풀어줄 사람인가? 혹은 나에게 어떤 이득을 가져다 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는가? 2000년 전 유대인들도 그들을 구원해 줄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 로마의 식민지 상태를 구원해줄 구원자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혹은 사람이 아닌 그 무엇인가를 기다릴 수 있다. 그것이 돈일 수도 있고 건강일 수도 있다. 어떤 이에게는 명예 혹은 보다 나은 자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지금보다는 행복한 세상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작년 추운 겨울에 촛불을 들고 나오는 시민들의 마음 안에도 무엇인가를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마음과 당장에 이루어졌으면 하는 희망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기다림이라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흘려 보내는 것이 아니다. 기다린다는 것은 다른 말로 준비한다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기다리는 것이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위해서 무엇을 할지 준비 하는 것이고, 내가 기다리는 것이 재물이라면 그 재물을 얻기 위해서 준비하는 것이다.

성탄절을 기다린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걸까?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성탄절은 2천 년 전에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기억하고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날이다. 그리고 내안에서 새롭게 탄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성탄절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찾기 힘들다. 첫 번째의 성탄절에 오신 예수님은 마굿간에서 태어나셨다. 예수님께서 마굿간에서 태어난 이유는 가장 낮은 자로 오셨다고 의미를 부여하고는 있지만, 성경에서 알려주는 이유는 여관에 방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다시 오시는 성탄절에 우리는 내 안에 내어드릴 방을 준비하고 있는가? 아니면 아직까지도 방이 없어서 첫 번째 성탄처럼 예수님을 마굿간으로 내보내고 있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성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마음 안에 방을 내어 드리기 위해 자신을 비우는 준비가 필요하다.

또한 우리는 지난 촛불 집회에서 ‘이게 나라냐?’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진정한 나라를 기다리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바뀌었다. 그러나 대통령 한 명이 바뀌었다고 우리의 준비는 끝난 것이 아니다. 사람 한 명 바뀌었다고 세상이 갑자기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유시민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훌륭한 국가는 우연한 행운이 아니라 지혜와 윤리적 결단의 산물이다. 국가가 훌륭해지려면 국정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훌륭해야 한다. 따라서 시민 각자가 어떻게 해야 스스로가 훌륭해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시작을 지키기 위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는 촛불을 들면서 돈이 권력이 되고, 권력이 실력이 되는 세상이 끝나기를 바라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말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살아가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소망을 담았다. 열심히 노력하면 희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성탄을 기다리면서 새로운 세상을 기다리기 위해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