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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 전남도립대 외래교수]인간과 기계의 전쟁
2016년 10월 05일(수) 00:00
올 3월에 있었던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대국은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인공지능을 대표하는 ‘알파고’가 인류의 대표 ‘이세돌 9단’에게 도전장을 냈다는 점에서 세기의 대결로 핫이슈가 되었기 때문이다.

대국 전까지는 ‘알파고’는 인공지능 전문 바둑 프로그램이지만, 종합적 판단과 직관적 사고가 요구되며 무궁무진한 바둑의 수(手)에 있어서는 ‘이 9단’이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첫 대국에서 ‘알파고’는 ‘이 9단’과 3시간여 접전 끝에 불계승 했으며 결국 4승 1패로 승리를 거두었다.

당시 알파고는 대국기보 3천만 건의 데이터 활용과 수많은 CPU와 GPU, 그리고 천 개의 서버로 이뤄진 컴퓨팅 체제의 도움으로 착수선택의 ‘정책망’과 유리함 판단의 ‘가치망’의 알고리즘을 통해 결국 압승했다.

이는 ‘기계의 인간에 대한 최후의 도전’에서 기계가 승리한 것으로 인류 역사상 대 사건임에 틀림없다.

사실 인간의 일에 대한 능력의 한계로 만들어진 기계는 처음부터 일 처리의 양, 속도, 그리고 정확성에서 인간을 뛰어넘었다. 그래서 대국 당시에도 수많은 지원 컴퓨터가 연결된 ‘AI와 사람’의 대결에서 AI가 앞선다고 예견됐지만, 바둑에 있어서는 ‘아직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인간이 더 우위임을 보여주고 싶었고, 구글은 자신들의 첨단 기술을 한껏 돋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물론 구글 회장 에릭 슈밋(미국)은 “누가 이기든 승자는 인류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이제 미래사회는 AI의 진화된 모습이 수많은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재 미국 독일 일본은 지능을 갖춘 제품생산으로 ‘글로벌 경제’와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으며, 금융·의료분야 진출과 자율주행 자동차, 개인비서 서비스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래서 구글을 비롯 IBM, MS,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거대기업들은 미래를 예측하며 장기적으로 집중투자하고 있다. 이는 AI의 잠재적 가치와 중요성, 그리고 활용 가능성을 미리 내다본 것이다.

이에 AI를 활용한 비즈니스의 확산으로 블루오션(blue ocean)을 선점하기 위한 국제적 쟁탈전이 격화되어 우수한 인재들을 대기업이나 해외기업이 쓸어가고 있다. 미국 IT기업은 기업인수를 AI 인력확보의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은 전자·자동차에서 AI 연구인력 확보에 경쟁이 치열하다. 또한 중국도 랴오닝성 선양의 AI 로봇 산업단지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2년여 뒤떨진 AI의 수준을 냉철히 되돌아봐야 하며 3월의 ‘알파고 쇼크’를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21세기는, 20세기의 ‘자원·정보 싸움의 시대’를 벗어나 ‘인공지능과 아이디어’가 지배하는 시대로서 AI가 영화대본, 작곡 등 인간 고유의 영역인 예술과 창작까지 도전하고 있다. 그래서 AI, 스마트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이 신산업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이스라엘)는 “30년 안에 현존하는 직업의 50%가 사라질 것”이라며 미래를 예언하고 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이젠 우리는 정치적, 계층적, 지역별 싸움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생존·성장을 위해 ‘AI 연구’를 ‘성장엔진’으로 삼고 정책적 차원에서 전력투구해야 한다. 그리고 AI의 육아·농업·예술·자산관리 등 다방면의 진출로 인간의 살아질 직업에 대해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생산적으로 활용할 것이지, 장차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연구하며 공생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특히 산업화시대에 소외받은 광주·전남은 인공지능시대에는 확실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한전본부와 ‘에너지 밸리 클러스터’가 형성되어 있고, 광주과학기술원과 각 대학의 연구소, 그리고 기아차 광양제철 금호아시아나 등 대기업이 있으니 지자체와 산학연이 철저히 공조(共助)하여 이 시대를 선도하지 않으면 계속 낙후된 변방지역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