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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광주역의 부활을 바란다
노 경 수
광주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2015년 08월 10일(월) 00:00
최근 광주시가 광주역을 존치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이 사안은 광주시의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에 결정권이 있다. 아직까지는 광주시가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지 않아, 세간에서는 현실적으로 KTX의 광주역 진입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반신반의하는 것 같다.

광주와 철도는 처음 만남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1914년에 개통된 호남선이 광주에서 서쪽으로 멀리 떨어진 송정리역을 통과하면서, 광주는 여객 및 물류의 간선 노선에서 소외되었다. 그로부터 8년 후 1922년 광주 시내의 철도 진입은 송정리역에서 분기한 담양선이 개통하면서부터다. 또 8년 후 1930년, 광주에서 여수·순천으로 가는 경전선이 건설되었고 비로소 광주도 철도교통 요충지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게 되었다.

일제가 1939년에 수립한 ‘광주부 시가지계획’(현 도시기본계획)에는 시가지 확장을 예상하여 대인동 광주역(현 광주소방서)을 현 위치로 이전하려는 계획이 포함되었다. 광주 시가지가 해방·전쟁 등으로 인해 급격하게 팽창하면서, 새로운 광주역에 대해 몇 가지 변경안이 제안되었으나, 결국에는 1968년 당초 계획대로 이전하게 되었다.

광주와 철도의 두 번째 만남은 기대가 컸으나 1973년 전주-순천 간 호남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실망도 컸다. 광주역을 대규모로 신축하고 열차 편수도 늘려서 광주의 핵심 광역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을 하려는 시점에서 고속도로라는 역풍을 만나게 되었다. 이용객이 급속하게 고속버스로 이동하였다.

그 이후 광주역은 북쪽으로 시가지 확장을 저해하고 남북교통을 상습적으로 지체시킨다는 이유로, 도시발전을 저해하는 애물단지로 여겨졌다. 결국 신역으로 이전한지 6년밖에 지나지 않은 1975년에 광주역을 광산구 광주여대 부근으로 이전하는 도시계획을 결정하였다. 여객을 이송하는 철도의 기능은 이제 끝이 났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일본과 유럽에서부터 철도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였다. 일본의 신칸센, 프랑스의 TGV, 독일의 ICE 등을 통해 새로운 고속철도의 르네상스시대가 열렸다. 우리나라에서도 경부선 고속철도가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개통되었다. 서울-부산이 2시간 40분대에 주파되면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다.

광주와 세 번째 만남인 고속철도(KTX)가 지역 발전과 도심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눈총을 받으면서도 40년 이상 자리를 지킨 광주역이 세계로 향하는 가장 빠른 관문으로 도시발전의 새로운 주축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그러나 광주역을 도시발전의 장애 요인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뿌리 깊었으며, 광주시도 국토부의 ‘1도시 1거점 역’ 정책에 편승하여 어중간한 입장으로 세월만 보내 버렸다.

하지만 광주역에 KTX는 다시 다녀야만 한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접근성이다. 배후 인구 80만 명의 동구와 북구 등의 주민이 승용차·택시·도시철도 등을 개별적으로 이용해서 송정역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도시 내 교통에 부담을 주지 않고 가까운 광주역으로 갈 것인지, 비용·시간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은 쪽은 당연히 광주역이다.

두 번째는 도심 활성화의 기능이다. 도시 중앙에 철도역이 없는 세계의 선진도시는 거의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서울·대구·대전만 보더라도 도심에 철도역을 보유하고 있다. 도심 공동화를 심하게 겪고 있는 대전에서는 서대전역의 KTX 유치가 시장 선거의 공약이었으며, 그 지역 정치권의 일치단결된 노력으로 중앙정부로부터 바라던 목적을 얻어 냈다.

최근 일부에서 주장하는 광주역 폐지는 결국 정부의 정책 결정으로 KTX의 재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며, 그래서 광주시에서 역과 주변을 활성화시킬 다른 대안을 마련하라는 의미로 들린다. 하지만 대다수 도시계획과 교통전문가들은 광주역에 KTX는 유치되어야 하며, 그 기능보다 더 나은 도심활성화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광주도 분열하지 않고 합심한다면, KTX 광주역 유치를 왜 이루지 못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