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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전당이 국책사업이라고?
2013년 06월 18일(화) 00:00
최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 건립을 추진하는 정부의 시각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법안이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오는 2015년 개관할 문화전당의 운영주체를 특수법인으로 정하는 내용의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지난 11일 입법 예고한 것이다.

특수법인은 정부기구가 아닌 민간조직으로, 문화융성을 주창하는 정부의 대표적 국책사업인 문화전당의 운영을 초기부터 민간에 위탁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는 정부가 총력을 쏟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는 대형현안에서 발을 빼려는 것으로도 비친다. “국책사업의 위상에 걸맞게 정부가 책임지고 운영하라”는 지역사회의 여망을 저버렸기 때문이다.

광주시가 법률 개정안을 반대하는 것도, 지역 각계 전문가 100여명이 참여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지원포럼’이 정면대응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정부의 강한 책임의식과 지원의지가 담겨있지 않아서다.

법률안에서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내용은 “문화전당(건물)을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으로 두고, 예산의 범위 내에서 운영·사업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문구 뿐이다.

광주 지역사회가 개정법안을 문제삼는 또 다른 이유는 문화전당 운영을 맡은 법인이 정부를 상대로 문화전당 콘텐츠(전시·공연)나 운영예산을 요청하고 따내는 데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문화전당 사업을 총괄하는 정부조직인 문화중심도시 추진단도 올해 필요한 콘텐츠 구축예산 2500억원 가운데 70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법률 개정안도 문제지만 문화부의 ‘불통행정’은 두고 두고 아쉽다. 광주에서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그 핵심현안인 문화전당 운영주체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하면서도 단 한차례 공청회도 열지 않았다.

물론, 무시할 수 없는 문화부의 곤궁한 입장도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한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이명박 정부, 현 정부까지 정권이 세번이나 바뀌면서 외풍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예산확보는 물론 300여명에 달하는 문화전당 전담인력을 공무원 정원으로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게다.

그럼에도, 문화전당 사업이 광주에서 시작된 지 10년을 넘어섰는데도 정부가 해당 지역과 교감 없이 개정 법률안을 만들고 불통얘기를 들어야 하는 지 답답하다.

/윤영기 문화2부 차장 penfoo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