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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목소리를 들려 주세요
2010년 11월 30일(화) 00:00
혁신적인 물질문명의 발달은 인간에게 최대의 편의와 복지를 가져왔지만 현대인들은 과거보다 더 많은 공허감과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고 있다. 노인은 더 외로워졌고, 어린이들은 더욱 영악해져 가고 있고, 어른들은 더욱 더 무기력해지고 있으며, 청소년들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우울적 충동에 노출돼 있다.

생명의전화에 걸려오는 전화는 대부분 외로움과 고독으로 파생된 우울증상으로 괴로워하며 무기력을 호소한다. 그 중에 상담원들이 힘들어 하는 것 중 하나가 ‘너무 힘들고 우울하여 죽고만 싶다. 방법을 알려 달라’고 할 때이다. 그러다 보면 장시간 상담하는 일이 자주 발생된다.

우리는 낯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소외된 세상이며 적대감과 질시 경쟁이 치열하게 넘치는 세상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는 모르는 사람과 함부로 이야기를 나누지 말라고 가르치며 친절한 선행이 돌아올 수 없는 길이 되는 현실이기도 하다. 어른들 사이에서도 서로 문을 꼭 잠그고 경계를 늦추치 않으며 담을 더욱 높게 쌓는다. 낯선 사람들이란, 우리가 알 수 없고 알아서는 안 되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이나 이웃처럼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와 친해지지 못한 사람이다. 우리가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은 서로 아는 사람 사이에도 있을 수 있다.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회사의 각 부서의 직원들, 한 목적을 위해 일하는 봉사 단체들, 경쟁이나 질투로 서로 소외될 때가 얼마든지 있다. 현대인의 생활은 적대감과 질시, 배려와 소통의 부족으로 인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이렇게 친한 관계 속에서도 경쟁과 적대감이 오히려 그 일부분을 이루고 있다.

오늘을 살고 있는 현대인은 심한 고독과 우울이란 병에 직면해 있다. 심리학자와 상담 전문가에 의하면 고독은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다. 또한 많은 학자들은 알콜·마약 중독 그리고 정신·육체적 병이 모두 고독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생명의전화는 그런 의미에서 소외와 개인적 우울 속에서 고독의 아픔을 느끼는 이들의 상처 회복을 돕기 위해서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되고자 한다. ‘도움은 전화처럼 가까운 곳’이라는 말처럼 365일 24시간 1588-9191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조그만 소리까지 마음과 귀를 기울여 경청하며 공감한다.

‘의사소통의 본질은 한 사람의 마음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얘기하는 것이다. 이런 마음의 소통이 없다면 말의 형식이 어떠하든지 인간은 홀로이다.’라는 말이 있다. 핸드폰, 인터넷이 소통을 위한 것이지만 현대인들은 나 홀로 기계에게만 시선을 주고 있을 뿐 정작 필요로 하는 인간의 따뜻한 체취와 심장의 박동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너무 바쁘게 만 살아 갈 것이 아니라 나의 자녀, 부모, 형제, 친구에게 따뜻한 전화 목소리라도 자주 들려주는 배려와 관심이 절실히 요구된다.

/장 식 광주 생명의 전화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