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바지와 ‘31’ - 유제관 제작총괄국장
영암 출신 김세영이 지난 19일 해남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가족과 친지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우승컵을 든 감회는 특별했을 것이다.
한국에서 5승, 미국에서 13승의 위업을 달성한 김세영을 상징하는 단어는 빨간바지와 숫자 ‘31’ 그리고 딱지치기다. 김세영은 2013년 KLPGA 투어 롯데마트오픈에서 첫 우승을 한 뒤 “프로 생활에서 사람들이 기억해 줄 수 있는 뭔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마지막 라운드에서 빨간바지를 입었다고 한다. 타이거 우즈가 빨간 티셔츠를 입은 것에 착안한 것이다. 이후 4번의 우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일궈내자 사람들은 그를 ‘빨간바지의 마법사’라고 불렀다. 2015년 미국 LPGA 진출 첫 해에 바하마 클래식에서 첫 승을 한 뒤, 롯데챔피언십에서는 18홀에서 기적의 칩샷으로 박인비와 동타를 만들고 연장 첫 홀에서 그림 같은 샷 이글을 성공시켰다.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극적인 장면을 필드 위에서 빨간바지를 입고 연출했다.
김세영은 모자에 ‘31’이라는 숫자를 달고 다닌다. 왕관 이미지와 함께 ‘UNDER SCORE’라는 영문도 새겨 넣었다. 2018년 7월 LPGA 투어 손베리 클래식에서 31언더파로 우승한 기억을 간직하고 싶어서다. LPGA 투어 역대 최저타인 72홀 257타와 31언더파는 어쩌면 불멸의 기록이 될지도 모른다. 골프선수로는 비교적 작은 체격의 그가 대기록을 세운 것은 특유의 장타력 덕분이다. 163cm 신장에서 드라이브샷 거리 313야드(286m)가 나오는 비결은 뭘까. 정답은 어린 시절 배운 딱지치기라고 한다. 김세영은 “딱지 칠 때는 임팩트가 중요한데 골프에서 그 임팩트가 나온 것 같다”고 말한다. 딱지로 동네 골목을 접수한 ‘어린이 딱지왕’이 10여년 뒤 한국과 미국을 평정한 ‘골프 여왕’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5년 간은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그런 그에게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왔다. 고향인 전남에서 처음으로 LPGA 투어가 열렸고 마을사람들의 응원 속에 멋지게 재기에 성공했다. ‘빨간바지의 마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유제관 제작총괄국장 jkyou@kwangju.co.kr
한국에서 5승, 미국에서 13승의 위업을 달성한 김세영을 상징하는 단어는 빨간바지와 숫자 ‘31’ 그리고 딱지치기다. 김세영은 2013년 KLPGA 투어 롯데마트오픈에서 첫 우승을 한 뒤 “프로 생활에서 사람들이 기억해 줄 수 있는 뭔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마지막 라운드에서 빨간바지를 입었다고 한다. 타이거 우즈가 빨간 티셔츠를 입은 것에 착안한 것이다. 이후 4번의 우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일궈내자 사람들은 그를 ‘빨간바지의 마법사’라고 불렀다. 2015년 미국 LPGA 진출 첫 해에 바하마 클래식에서 첫 승을 한 뒤, 롯데챔피언십에서는 18홀에서 기적의 칩샷으로 박인비와 동타를 만들고 연장 첫 홀에서 그림 같은 샷 이글을 성공시켰다.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극적인 장면을 필드 위에서 빨간바지를 입고 연출했다.
/유제관 제작총괄국장 jkyou@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