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목소리 조수미, 한국 성악사 새로 쓴 ‘프리마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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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목소리 조수미, 한국 성악사 새로 쓴 ‘프리마돈나’
조수미 40년 음악인생
서울대 수석 입학 이탈리아서 유학
1986년 오페라 ‘리골레토’로 데뷔
국제 성악 ‘조수미 콩쿠르’ 창설
젊은 성악가들 세계 무대 발판 마련
2025년 09월 09일(화) 20:05
성악가 조수미가 지난 5월 프랑스 라페르테앵보성에서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결승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8년 서울에서 펼쳐진 조수미 공연 모습. <크레디아 제공>
“1세기에 하나 날까 말까 한 신이 내린 목소리다.” “그녀는 인류의 자산이다.” 전설적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소프라노 조수미에게 남긴 찬사다. 그는 화려한 기교와 천재적 음악성, 독보적인 음색으로 한국 성악사를 새로 쓴 프리마돈나다.

1962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한 조수미는 어머니의 지도로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와 성악을 익혔다. 선화예고를 거쳐 서울대 성악과에 수석으로 입학했고, 1983년 이탈리아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 유학해 2년 만에 수석 졸업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세계 무대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1986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베르디 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데뷔한 그는 곧 거장 카라얀의 눈에 띄었다. ‘가면무도회’ 음반 녹음에 함께하며 음악적 교류와 가르침을 주고받았고 이를 계기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동양인 최초로 라 스칼라, 빈 국립오페라, 뉴욕 메트로폴리탄, 런던 코벤트 가든 등 세계 5대 오페라극장에서 주역을 맡으며 세계적인 프리마돈나 반열에 올랐다.

대표 배역은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호프만의 이야기’의 올림피아, ‘리골레토’의 질다 등이다. 벨칸토 전통을 바탕으로 한 기교와 안정된 고음, 드라마 해석력은 늘 찬사를 받았다.

1993년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성악계 최고 영예인 ‘황금 기러기상’을 받았고, 2008년에는 비(非)이탈리아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 푸치니상’을 수상했다. 2019년에는 이탈리아 정부가 수여하는 친선훈장과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2021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아시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5월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등급의 문화예술공로훈장인 코망되르를 받으며 세계적 위상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오페라 무대 밖에서도 그의 목소리는 대중과 함께했다. 1992년 게오르그 솔티 지휘의 ‘그림자 없는 여인’ 음반에 참여해 그래미상 클래식 오페라 부문에서 최고 음반으로 선정됐고, 이후 ‘Only Love’, ‘Baroque Journey’ 등 앨범을 발표했다. 정통 오페라 아리아뿐 아니라 가곡, 성가, 뮤지컬 넘버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담았다. 드라마 ‘명성황후’의 OST ‘나 가거든’, 영화 ‘Youth’의 ‘Simple Song #3’은 그의 목소리를 대중에게 더욱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무대와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막식에서도 노래를 선보이며 국제 무대에서 한국을 알리고 있다.

최근 들어 조수미는 무대 경험을 후학과 사회로 돌려주고 있다. 2024년 자신의 이름을 건 국제 성악 콩쿠르 ‘제1회 조수미 콩쿠르’를 창설해 젊은 성악가들에게 세계 무대로 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공연 수익 일부를 취약계층 지원에 사용하는 사회공헌형 콘서트도 이어가고 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광주, 세계의 빛이…’ 조수미 목소리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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