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만나는 ‘가장 도시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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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만나는 ‘가장 도시적인 이야기’
이영실 작가 오는 4일부터 10일까지 이화갤러리서 전시
2025년 09월 01일(월) 15:15
‘단순한행복’
‘세상밖은(기다림)’
도시는 무수히 많은 익명의 사람들의 삶을 품고 있다. 배면에는 당대의 문화와 지난 세대부터 축적된 역사,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드리워져 있다.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이 상이하며 개성적인 이유는 그 때문이다.

이영실 작가에게 도시는 풍경과 감정, 시대의 코드를 읽는 공간이다. 작품에는 상징처럼 왕관이 표현돼 있다. 이 작가는 “왕관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도시라는 무대 위에서 살아가는 나를 상징하는 정체성이자 아이콘”이라고 말한다.

동구 예술의거리 이화갤러리에서 오는 4일부터 10일까지 이 작가의 전시가 펼쳐진다. ‘가장 도시적인 이야기’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도시의 다채로운 일상을 초점화한다.

작가는 도시 사람들의 복잡다단한 일상을 특유의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해 그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시야에 들어온 도시는 다소 동화적이며 따스하다. 눈은 날카롭되 그것을 응시하는 눈빛은 깊고 맑다. 작가가 상정하고 있는 도시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단순한 행복’은 연인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낸 그림이다. 두 남녀가 서로를 마주하고 앉은 벤치 사이에 놓인 왕관은 생소하기도 하지만, 일종의 주제의식을 포괄한다. 도시에서 익명의 존재로 살아가지만 ‘왕’과 같은 자부심와 정체성을 견지한다는 뜻인 듯하다. 두 인물의 머리 위를 떠다니는 무수히 많은 사물과 꽃과 옷 등의 오브제는 하나의 배경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세상 밖은(기다림)’은 각각의 건물 속 남녀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여자는 창밖을 바라보고 남자는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포착했다. 두 인물의 내면에 자리한 ‘기다림’은 엇갈림 또는 다른 방향을 내재한다. 건물 위에 놓인 왕관은 ‘기다림을 오롯이 견뎌낸 이가 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이 작가는 “인물, 시계, 의자와 같은 오브제들은 우리 사회의 감정과 시대적 흐름을 시각화한다”며 “익숙함 속에 감춰진 보이지 않던 빛을 찾아내는 순간 도시는 전혀 다른 빛으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한편 이 작가는 무등 갤러리 개인전 등 다수의 전시, 부산국제아트페어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광주전남여성작가회, 황토드로잉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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