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에 처한 고려인 돕기 ‘동포’들이 나섰다
건설현장서 쓰러진 헤드미트리씨·중증질환 최제냐씨 도우려
마을 주민·구청 직원·언론사 관계자·익명 기부까지 각계 ‘온정’
마을 주민·구청 직원·언론사 관계자·익명 기부까지 각계 ‘온정’
![]() 고려인마을 주민 박스베타씨(왼쪽)가 ‘뇌출혈·중증질환에 쓰러진 동포 가정 위한 긴급 모금’의 일환으로 10만원을 기부했다.<고려인마을 제공> |
![]() 고려인마을 주민 김로만씨와 김씨의 부인이 고려인마을지원센터를 찾아 성금 10만 원을 기탁했다.
<고려인마을 제공> |
광주 고려인마을 후원 계좌에는 최근 두 사람을 위한 성금 650만 원이 모였다. 이번 모금은 지난 6일부터 시작됐으며 주민들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
최제냐씨는 급성 난관염, 난소염, 폐기종 등 복합적인 중증 질환으로 조선대병원에 입원 중이다. 80대 노모와 함께 살며 주로 농촌에서 일손을 돕던 그는 최근 병세가 악화되면서 일을 그만뒀고,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고려인마을 주민 박스베타(79) 씨는 “마을의 전통은 서로 돕는 것”이라며 “동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힘을 보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지난 7일에는 주민 김로만 씨가 부인과 함께 고려인마을지원센터를 찾아 현금 10만 원을 전달했다. 그는 “우리 부부가 힘들 때 마을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며 “이번에는 우리가 보탤 차례”라고 했다.
모금 소식이 전해지면서 광산구청 직원, 언론사 관계자, 지역아동센터, ‘고려인을 사랑하는 의료인 모임’ 등 지역사회 각계각층에서도 참여가 이어졌다. 일부는 ‘작은 마음 보냅니다’ ‘고려인 돕기’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익명으로 기부했다. 성금 규모는 적게는 2만 원부터 많게는 100만 원까지 다양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마을 안팎에서 보내주시는 정성이 치료비와 생활비 마련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며 “신속하게 필요한 곳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고려인마을 측은 성금을 두 가정의 병원비와 생계비로 투명하게 집행할 계획이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