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불안에 지역 자동차 산업 먹구름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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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관세 불안에 지역 자동차 산업 먹구름 짙어진다
현대차, ‘관세 전쟁’에 미국 생산 자동차·부품 현지화 확대
광주, 올 1분기 기준 9만여대 중 3만 5000대 25% 미국 수출
대미 수출 줄어들면 지역 자동차·부품 업체도 위축 불가피
2025년 07월 27일(일) 18:38
/클립아트코리아
광주 자동차 산업에 미국 관세발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내 완성차 생산 확대에 이어 자동차 부품까지 현지화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지역 내 부품 산업까지 위축되는 모양새다.

27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미국 신정부의 관세정책이 한국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 기아, 한국GM은 총 29개의 모델 148만대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업체별 비중은 각각 54.3%, 37.5%, 84.4%다.

광주 역시 올해 1분기 수출 9만 8000여대 중 3만 5000여대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등 미국 수출 비중만 수출 물량의 25%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미 완성차 수출이 축소할 경우 지역 경제를 지탱해 온 자동차 산업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자동차 부품 미국 현지화’ 강화 계획이 알려지면서, 광주의 자동차 산업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지난 24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발표하면서 “단기적으로 부품 소싱 변경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사 협업 체계를 통해 전략적인 부품 (미국)현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200여개 부품을 대상으로 최적 조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과 무관치 않다. 현대차는 2분기 관세로 인해 8282억원의 영업이익이 줄었으며, 이 중 20%가 부품 관세 때문으로 집계됐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기아도 7860억원의 손실을 봤다.

현재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차량 생산 시 부품 현지 조달률은 48.6%로, 주요 경쟁사인 테슬라(68.9%), 혼다(62.3%), 도요타(53.7%)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자동차 산업 미국 현지화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기아차 중심의 완성차 산업과 부품 협력 업체 간 생태계로 구성돼 있는 광주의 자동차 산업과 지역 경제 전반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광주의 한 자동차 부품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조달 체제로 전환하면 미국에 수출하던 부품이 더 이상 나가지 않게 되고, 결국 국내 부품 업체들은 가장 큰 수출 시장을 잃는 셈”이라며 “기아 광주공장을 중심으로 하는 광주의 산업 생태계도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해 국내 부품 업계의 완성차 업체 납품액 중 현대차(37조 4797억원)와 기아(27조 2524억원)의 비중은 90.3%에 이르며,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생산 확대는 곧바로 국내 부품 납품 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대차그룹은 일단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통해 연간 70만대 생산능력을 12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부품 현지 조달도 강화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 자동차 산업계는 미국 관세 정책의 향방과 현대차그룹의 공급망 전략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지역 정치권과 광주시 등이 하루빨리 지역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국 고관세 정책에 대한 리스크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부품 산업은 고관세의 직접적 영향과 함께 국내 생산 감소에 따른 수요 축소, 납품 단가 인하 압박 등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피해가 유발될 것으로 보여 금융·세제 지원과 경영 안정화 등 단기적 지원과 기술·생산성 향상을 위한 장기적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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