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공천룰 … 정청래 “ 노 컷오프”·박찬대 “컷오프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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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공천룰 … 정청래 “ 노 컷오프”·박찬대 “컷오프 혁신”
민주당 8·2 전당대회 앞두고 경쟁
정, 정치 신인과 일반 당원 등 지지세 끌어올리기
박, 지방선거 공영제 호남서 우선 실시로 참여 확대
2025년 07월 27일(일) 21:00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의원이 27일 오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광주시 북구 용두동의 비닐하우스 농가를 찾아 수해 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 /나명주기자mjna@kwangju.co.kr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를 뽑는 8·2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 대전’을 앞두고 당 대표 후보들이 ‘내년 지방선거 공천룰’을 언급하면서 지역 정치권의 셈법이 분주해졌다. 당 대표 후보인 박찬대 후보가 최근 ‘컷오프(공천 제외) 제도 혁신’과 선거공영제 도입을, 정청래 후보는 공천과정에서 아예 ‘컷오프’를 하지 않는 ‘노(N0) 컷오프’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공천권을 쥔 당 대표의 선택에 따라 후보별 지방선거 유불리가 달라지는 만큼 광주·전남지역 정치권은 두 후보에 대한 지지를 두고 각각의 셈법에 따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컷오프가 아예 없거나 느슨해지면 정치 신인이나 경선 과정에서 감점을 받는 탈당자 등이 유리해지고, 컷오프가 강화되면 특정인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컷오프 룰’에 대한 당 대표 후보의 입장 차이는 ‘호남 표심의 트리거’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27일 민주당에 따르면 최근 정청래 후보가 호남을 찾아 내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사실상 ‘노 컷오프’를 공약한 반면, 박찬대 후보는 ‘컷오프 전면 혁신’로 맞서면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정 후보는 지난 17일 전남에서 컷오프 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전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 공천 절차에 대해 ‘노컷 당대표’를 강조하면서 “‘억울한 컷오프’는 없도록 하겠다”며 “그래야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범죄자 등 경선에 오를 수 없는 후보 이외에는 모두 경선을 거치도록 하겠다는 방안이며, 절차가 다소 불편하겠지만 컷 오프 없이 모두 경선을 해야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의원이 27일 제보로 입수한 지귀연 판사의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직후 유흥주점 방문 관련 대화방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박 후보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호남 공천혁명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하겠다”면서 컷오프 제도 전면 혁신과 지방선거 공영제 호남 우선 시행, 당 대표 직속 ‘호남 공천 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밝혔다.

특히 컷오프 제도를 당원들과 함께 개편해 컷오프 통과한 후보는 100% 경선을 통해 경쟁하고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은 당이 지원해준다는 방침이다. 당내 선거공영제 도입은 내년 호남지역에서 우선 시행한 뒤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당내 선거공영제 도입은 돈 선거를 차단하는 동시에 더 많은 청년과 정치 신인들에게 민주당 참여의 문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노 컷오프 공천’ 주장에 대해서는 “무자격자의 난립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공천 개혁이 아닌 구태정치의 부활과 다름없다”고 정 후보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컷오프 혁신안은 당 기여도·충성도 등 당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방식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당 대표 후보가 지방선거 공천룰을 적극적으로 꺼내 든 것은 ‘호남의 선택’에 따라 이번 전당대회의 결과가 판가름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남과 수도권이 동시에 투표를 하면서 호남 여론이 수도권에 실시간으로 전달돼 수도권 투표도 이끌 것으로 보이면서 호남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이에 내년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표심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이들의 입맛에 맞는 공천룰을 제시해야 하고,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컷오프’ 여부다.

컷오프 룰은 현역 정치인과 도전자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기준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컷오프 룰이 현역에게 까다롭게 적용돼 감점이 이뤄진다면 상대적으로 도전자에게 유리한 경선이 진행될 수 있고, 반대로 신인들에게 느슨하게 적용돼 1~2차를 거쳐 진행되는 당내 경선에서 신인들이 1차 경선을 컷오프 없이 통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신인들의 저조한 여론조사 지지율 등을 문제 삼아 1차 경선 컷오프를 하면 신인들에게 2차 경선에서 주어지는 가산점을 활용해 보지도 못하게 된다.

탈당 경력자들의 과도한 감점에 따른 컷오프도 매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어 전당대회 과정에 컷오프 룰에 대한 변화는 탈당 경력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결정타가 될 수 있다.

컷오프를 둘러싼 당 대표 후보들의 입장차이를 통해 이들의 ‘호남 지지층’ 면면을 엿볼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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