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른’ - 이보람 예향부 차장
‘요즘 어른’이라는 신조어가 부상하고 있다. 1955년부터 1974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와 1975년에서 1984년 사이에 태어난 X세대를 아우르는 이 말은, 사회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정체성을 분명히 갖지 못한 ‘중간 세대’를 가리킨다.
일터에선 후배들을 이끌고, 가정에선 부모와 자식을 모두 챙겨야 하는 이 세대는 늘 누군가의 뒤를 받치며 살아간다. 나 역시 그들이 말하는 요즘 어른의 한복판에 서 있다. 위로부터 책임을 부여받고 아래로는 기대를 받는, 말 그대로 낀 세대다.
요즘 들어 부쩍 ‘어른이 맞나?’ 싶은 순간들이 많아졌다. 아이들은 어느덧 자라서 둥지를 떠날 채비를 하고, 후배들은 ‘선배님’이라 부르며 점점 어려워한다. 부모님은 이제 내가 챙겨야 할 존재가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불안하고 서툴며 때론 도망치고 싶은 사람일 뿐이다.
어른이란 무엇일까. 어른이라 불리지만 정작 스스로 어른이라 느끼지 못하는 이들. 나이만 먹었지, 어느 날도 ‘어른이 된 날’은 없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도 어른이 된 줄 모른 채 살아온 세대. 그것이 바로 요즘 어른의 또 다른 얼굴이다. 위로는 부모를 부양하고 아래로는 자녀를 지원하면서 MZ세대의 자율과 다양성도 이해해야 하고, 기성세대의 질서와 책임감도 외면하지 못한다. 모범이 되어야 하지만 기준은 흐릿하고, 책임은 묵직한 ‘중간 어른’의 자리는 늘 고단하다.
하지만 완성된 어른은 없다.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한 첫걸음은 나 자신을 돌보는 일에서 시작된다. 어른답게 살기 위해 스스로를 지나치게 무겁게 만들 필요는 없다. 어느 방향으로든 흔들리며, 중심을 잡아가는 그 과정 자체가 어른이 되어가는 길이 아닐까.
얼마 전, 누군가 내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스스로 작아질 필요 없어. 불완전하고, 때론 흔들리는 지금의 너 그대로도 충분히 괜찮아. 이미 누군가에게는 큰 어른이 되어 있을지도 몰라. 비록 네가 그걸 아직 느끼지 못하더라도 말이야.” 그 말에 조금은 위로를 느꼈다. 아직 서툴지만, 나 역시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중인가 보다.
/이보람 예향부 차장 boram@kwangju.co.kr
일터에선 후배들을 이끌고, 가정에선 부모와 자식을 모두 챙겨야 하는 이 세대는 늘 누군가의 뒤를 받치며 살아간다. 나 역시 그들이 말하는 요즘 어른의 한복판에 서 있다. 위로부터 책임을 부여받고 아래로는 기대를 받는, 말 그대로 낀 세대다.
어른이란 무엇일까. 어른이라 불리지만 정작 스스로 어른이라 느끼지 못하는 이들. 나이만 먹었지, 어느 날도 ‘어른이 된 날’은 없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도 어른이 된 줄 모른 채 살아온 세대. 그것이 바로 요즘 어른의 또 다른 얼굴이다. 위로는 부모를 부양하고 아래로는 자녀를 지원하면서 MZ세대의 자율과 다양성도 이해해야 하고, 기성세대의 질서와 책임감도 외면하지 못한다. 모범이 되어야 하지만 기준은 흐릿하고, 책임은 묵직한 ‘중간 어른’의 자리는 늘 고단하다.
얼마 전, 누군가 내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스스로 작아질 필요 없어. 불완전하고, 때론 흔들리는 지금의 너 그대로도 충분히 괜찮아. 이미 누군가에게는 큰 어른이 되어 있을지도 몰라. 비록 네가 그걸 아직 느끼지 못하더라도 말이야.” 그 말에 조금은 위로를 느꼈다. 아직 서툴지만, 나 역시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중인가 보다.
/이보람 예향부 차장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