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가장 중요한 작가들의 생생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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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가장 중요한 작가들의 생생한 목소리
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애덤 바일스 지음, 정혜윤 옮김
2025년 05월 09일(금) 00:00
세계적으로 유명한 서점이 있다. 이곳은 제인스 조이스를 비롯해 어니스트 헤밍웨이, 에즈라 파운드, 폴 발레리 등 당대 거장들이 드나들었던 곳이다. 바로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세계의 문인들과 예술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서점으로 정평이 나 있을 만큼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가 지난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이색적인 작업을 진행했다. 바로 ‘작가와의 대화’를 진행한 것. 작가의 내밀한 일상에서부터 창작을 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그 밖에 독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 등을 인터뷰했다.

최근 발간된 ‘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은 책과 연관된 공간에서 전하는 동시대 작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지필을 하고 엮은이는 영국의 작가이자 번역가인 애덤 바일스다. 파리에 거주하며 창작을 펼치는 저자는 문화적 상징 공간이자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사랑하는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의 디렉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진행한 인터뷰 가운데 최고의 대화만을 엄선한 책답게 쟁쟁한 작가들이 등장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아니 에르노를 비롯해 퓰리처상 수상 작가 콜슨 화이트헤드, 공쿠르상을 받은 레일라 슬리마니, 맨부커상에 빛나는 말런 제임스 등 문학계와 전 세계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작가들이 망라돼 있다.

인터뷰는 픽션을 다루는 정통 작가들 외에도 제프 다이어, 올리비아 랭 등 논픽션 작가들의 목소리도 담고 있어 작가들 사유와 창작에 관한 개성적인 관점 등을 읽을 수 있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를 쓴 콜슨 화이트헤드는 소설의 모티브를 떠올린 건 17년 전이다. 작가는 “정말 좋은 아이디어 같았고, 바로 실행하면 그 아이디어를 망칠 것이라는 걸 알았죠. 그래서 기다리기로 했어요”라고 말한다. 어떤 소재에 접하면 바로 집필에 돌입하는 작가들도 있지만 대개는 오랜 기간 ‘숙성’의 시간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작가는 글감, 소재를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어야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창작하는 동안 미로에 갇혀 헤매는 과정을 반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각각의 작가들이 털어놓는 주요 담론에 대한 통찰, 진지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답변들은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지적 욕구를 자극한다. 때로는 창작의 고통과 고독, 슬럼프에 관한 이야기는 작가들도 보통의 사람들 못지않은 시련에 내던져져 있음을 보여준다.

<미메시스·1만9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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