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춘삼월에 ‘눈꽃’…오락가락 날씨에 패션업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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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춘삼월에 ‘눈꽃’…오락가락 날씨에 패션업계 ‘울상’
광주신세계·롯데백화점 광주점 등 봄 시즌 상품 매출 감소
광주·전남 소비심리 34개월째 비관적…미국발 관세 여파도
2025년 04월 23일(수) 14:45
/클립아트코리아
광주·전남지역 백화점과 지역 소매업자 등 ‘패션’ 카테고리 매출이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의류를 비롯한 패션 카테고리가 백화점 업계 매출에서 통상적으로 60%가량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백화점 매출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3월부터 4월 21일까지 광주신세계와 롯데백화점 광주점의 패션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3% 이상 줄었다.

지역 백화점들의 패션 매출 저하는 기후변화로 인해 계절 시즌 상품별 경계선이 희미해졌고, 고물가로 인한 지역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역민들의 소비심리도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광주지방기상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광주·전남 평균기온은 8.6도로 평년(7.3도) 대비 1.3도 높았다. 하지만 일별로 보면 기온이 들쑥날쑥했다. 지난달 광주·전남 평균기온은 14일 기준 14.8도였지만, 꽃샘추위로 인해 16일 4.8도, 18일 1.7도 등 10도 이상 대폭 하락했다. 이 기간 내린 눈으로 광주는 15년만에, 전남은 7년만에 3월에 대설특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어 21일에는 다시 광주가 28.3도를 기록하는 등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평균적으로는 지난해보다 따뜻했지만, 급격한 기온변화로 겨울과 봄 사이 간절기가 사라짐에 따라 지역민들이 새로운 옷을 사기는 어려웠던 셈이다.

이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은 기존 사계절로 구분된 상품 전략을 수정하고, 기후에 맞춰 탄력적으로 고객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지만, 뚜렷한 해결방안은 없는 상황이다.

고물가로 인한 지역민들의 소비심리 위축 역시 의류 판매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발표한 ‘2025년 3월 광주·전남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중 지역민들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7.1을 기록했다. CCSI는 장기평균치를 100으로 두고, 높으면 지역민들의 지역 경제 인식이 낙관적임을, 낮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광주·전남 CCSI는 고물가로 인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 3월까지 34개월 연속 기준치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지역민들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의류 등 패션업계 자영업자들도 ‘곡소리’를 내고 있다. 빛가람혁신도시에서 7년째 옷 장사를 하고 있는 한미숙(여·57)씨는 “손님들이 고물가로 인해 먹거리 대신 옷 같은 사치품 소비를 줄인지는 이미 3년이 넘었다”며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들여온 겨울옷은 재고가 절반에 달했고, 봄 시즌을 기대했는데 2월 말~3월 간절기에도 매출은 반토막 수준이다”고 말했다.

패션 기업들이 매출 저하 등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광주·전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의류 소비는 줄어든 반면,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각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 부과는 90일 유예하기로 했지만,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 최대 46%의 높은 관세를 예고한 바 있다. 한세실업, 세아상역 등 다수의 국내 패션 기업들은 낮은 인건비로 인한 저렴한 생산비 등으로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지에 공장과 생산시설을 갖췄다는 점에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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