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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가슴에 대못 박는 5·18 왜곡 개탄”
전계량 전 5·18 유족회장, 아들 전영진 열사 추모식 참석
2024년 05월 16일(목) 19:50
아들 고(故) 전영진 열사의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는 전계량 전 5.18유족회장.
“34년 동안 매년 아들 추모식을 열어도, 나이 아흔이 되어서도 아직 가슴이 아픕니다.”

16일 오전 11시 광주시 서구 매월동 광주대동고 교정에서 고(故) 전영진 열사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은 지난 199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4년째 매년 열렸으며, 이번 추모식은 전영진 열사의 아버지인 전계량(90) 전 유족회장이 구순을 맞는 해에 열려 의미를 더했다.

현재 생존해 있는 최고령 5·18 유공자 중 한 명인 전 회장은 “추모식에서 아들의 동창이나 동급생들의 추모사를 듣고, 감정을 조절할 수가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며 “참 아들이 학급 생활을 잘 했구나, 자랑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 회장에게 5·18 유족으로서 지난 44년을 묻자 “한스럽던 삶, 도저히 간단하게 이야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건강과 경제적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진상 규명’과 ‘5·18 왜곡·폄훼’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어 안타깝다는 것이 전 회장 설명이다.

전 회장은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남아있다는 것은 비참한 일”이라며 “5·18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피해자들과 유가족의 마음에 대못을 박는 인간들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회장은 진상 규명이 마무리되지 않은데다 지난해 들어서야 정신적 피해 보상 소송에서 승소하는 등 5·18 아픔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최근에는 자신도 건강에 이상이 생겨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 놓였다.

전 회장도 “한평생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이젠 몸이 만신창이가 돼 버렸다”면서도 “아들에 대한 추모식이 열리는데 아버지가 빠질 순 없지 않나.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한 계속 추모식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진 열사는 1980년 대동고 3학년이었으며 5월 20일 서점에 가던 중 계엄군에게 폭행당한 뒤, 5월 21일 “조국이 우리를 부릅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금남로 시위에 나섰다가 옛 광주노동청 앞에서 계엄군의 총탄에 맞고 희생됐다.

전 회장은 아들의 죽음을 규명하고 광주시민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지난 1982년 11월부터 5·18유족회장을 맡는 등 투쟁에 앞장섰다. 전 회장은 신군부가 유족회를 와해시키기 위해 일부 유족에게 돈을 주고 희생자 묘지를 이장시키는 ‘비둘기 작전’에 맞서고 피해자 보상 목소리를 높이는 등 활동을 했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